배우 김지훈이 넷플릭스에서 공개 중인 ‘종이의 집: 공동경제구역 파트1’(‘종이의 집’)에서 어딘가 모르게 애정이 가는 강도 ‘덴버’ 역할로 시선을 사로잡았다. ‘종이의 집’은 통일을 앞둔 미래의 한반도를 배경으로 삼아 ‘교수’라 불리는 수수께끼 인물이 남과 북의 노련한 도둑들을 모아 갓 찍어낸 지폐를 훔쳐 탈출하는 작전으로 희대의 인질극을 꾸미는 이야기다.
이 시리즈는 동명의 스페인 원작을 리메이크한 작품으로 제작 단계부터 기대를 모았다. 지난달 24일 공개된 이후 사흘 만에 3374만 시청시간을 기록하며, 공개 주간(6월 20∼26일) 넷플릭스 비영어 TV 부문 중 시청시간 1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아시아, 중동, 남미 등의 지역에서 인기를 끌며 글로벌 화제성까지 잡았다.
김지훈이 연기한 덴버는 길거리 싸움꾼 출신이다. 부산 사투리의 말투와 행동은 거칠지만 인질에게도 동정을 베푸는 등 속정이 깊다. 김지훈은 “덴버를 표현하면서 위화감이 없어 보이려면 사투리를 쓰는 게 효율적이라고 생각했다”며 사투리 연기를 시도한 이유를 밝혔다. 그는 “아무래도 그간 맡아온 역할이 캐릭터와 상반된 느낌이라 차이가 큰 역할을 (시청자에게) 납득시키려면 사투리가 꼭 필요하다고 생각했다”면서 “촬영 두세 달 전부터 부산 출신 배우들에게 사투리 과외를 받았고 대본에 한 줄씩 표시하며 억양을 연습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좀 더 거친 느낌을 주고 싶어 래퍼 쌈디의 사투리가 덴버에게 어울릴 것 같아 찾아갔다. 대본에 쌈디의 억양과 스타일의 대사를 추가했다”고 말했다.
덴버는 욱하는 성질을 다스리지 못하지만 속정은 누구보다 깊다. 인질 중 한명인 윤미선(이주빈 분)의 임신을 들은 이후 남몰래 간식을 챙겨주고, 베를린의 명령으로 미선을 죽여야 하는 상황에 몰렸을 때도 차마 죽이지 못한다. 김지훈은 “덴버는 순박하고 따뜻한 인물”이라며 “거칠고 사고뭉치인 인물이지만 기본적으로 개념은 올바르다. 욱하는 성질을 잘 다스리진 못하지만 자신의 잘못은 금방 인정하는 게 매력”이라고 캐릭터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강도와 인질로 만난 덴버와 미선의 러브라인에 대해 “덴버는 미선이가 예쁘니까 그거 하나만으로도 좋아하는데 설득력 있다고 생각한다”며 “미선이 입장에서는 쉽지 않은 일이지만, 무서운 상황에서 가장 자신을 인간적이고 따뜻하게 챙겨주는 덴버의 모습이 마음을 여는 열쇠가 됐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어느새 20년 차의 베테랑으로 자리 잡은 김지훈은 가진 매력을 다 보여줄 수 있는 배우가 되고 싶다고 했다. 김지훈은 “아직도 내가 가진 매력을 보여주지 못한 부분이 많다고 생각한다. 그런 부분들을 보여드리려고 노력하고 있다”며 웃음 지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