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점 승부가 예상된 경기. 수비력은 경기 흐름과 승패를 좌우할 만큼 중요한 요소였다. 그러나 매끄럽지 않았다. KIA 타이거즈 얘기다.
KIA는 6일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2022 KBO리그 KT 위즈와의 홈 경기에서 1-8로 완패를 당했다. 에이스 양현종이 무너졌고, 타선은 침묵했다. 무엇보다 수비가 흔들렸다.
KIA는 이전 7경기에서 모두 패했다. 6월 2일 기준으로 승패 차이가 플러스 8승(30승 22패)이었지만, 모두 까먹고 5할(38승 1무 38패)까지 떨어졌다.
연패 탈출에 대한 희망은 있었다. 전날(5일) 열릴 예정이었던 경기가 우천으로 순연됐고, 에이스 양현종이 하루 더 쉬고 마운드에 오를 수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5일 내린 비는 KIA를 위한 게 아니었다. 양현종은 올 시즌 가장 부진했다. 피안타 7개, 볼넷 4개를 내줬다. 시즌 한 경기 최다 자책점(6점)을 남겼다. 타선은 상대 선발 오드리사머 데스파이네 공략에 실패, 6회까지 1득점에 그쳤다. 두 차례 만루 기회에서 득점에 실패했다. 병살타도 2개가 나왔다.
더 큰 문제는 수비였다. 타선의 공격력이 가라앉은 상황이라면, 끈끈한 수비로 실점을 막아야 했다. 벤치는 1회 무사 1·2루에서도 희생번트를 지시, 1점을 짜내려고 했는데, 그라운드 위 선수들은 전혀 부응하지 못했다.
일단 3회 초 1사 1·3루 상황. 양현종은 앞선 2회 안타를 맞은 박병호에게 중견수 뜬공을 유도했다. 3루 주자가 발이 빠른 조용호였지만, 타구가 상대적으로 내야 가까운 위치에 떨어졌기 때문에, 충분히 홈에서 보살을 노릴 수 있었다. 그러나 중견수로 나선 이창진은 어디로 던진 건지 알 수 없는 송구를 했다. 바로 홈에 던져 승부를 한 것인지, 커트맨에게 연결했는지 모호했다.
4회 초 2사 2루에서도 양현종이 배정대에게 좌측 2루타를 맞았는데, 이 타구를 처리하던 좌익수 고종욱의 공 처리가 다소 느렸다. 타자주자의 2루 진루를 충분히 막을 수 있을 것으로 보였지만, 고종욱의 송구는 너무 늦게 2루에 당도했다. 양현종은 이어진 상황에서 앤서니 알포드에게 볼넷 박병호에게 좌전 적시타를 맞았다. 이 상황에서의 홈 승부도 다소 무기력했다.
KIA는 1-6으로 지고 있던 8회 초 2점을 더 내줬다. 1사 1루에 조용호의 땅볼을 잡은 김선빈이 펌블을 범하며 1루 주자만 2루에서 잡아냈다. 투수 김정빈은 이어진 상황에서 배정대와알포드에게 연속 안타를 맞고 2점을 내줬다. 이닝이 끝나야 할 상황이 실점으로 이어졌다.
지난 5일 선수단과 상견례를 가진 새 외국인 투수 토마스 파노니는 "우리 팀(KIA) 야수들의 수비가 좋기 때문에 나도 공격력으로 투구할 것"이라고 했다. 이날 경기는 보지 않았길 바라야 할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