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갑내기 '신 라이벌' 정해영(왼쪽)과 최준용. IS포토 정해영(21·KIA 타이거즈)과 최준용(21·롯데 자이언츠)은 국가대표팀 허리진 강화를 이끌 재목으로 기대받는 투수들이다. 입단 3년 만에 나란히 리그 대표 불펜 투수로 성장했다.
정해영은 데뷔 첫 시즌 셋업맨을 맡아 11홀드를 올렸다. 지난 시즌(2021)은 마무리 투수로 올라섰고, 타이거즈 구단 단일 시즌 최다 세이브 타이기록(34개)까지 세웠다. 올 시즌도 이 부문 2위(22개)에 올라 있다.
최준용은 입단 2년 차였던 2021시즌 홀드 20개를 기록하며 롯데 주축 불펜 투수가 됐다. 그해 신인상 투표에서 2위(368표)에 오르기도 했다. 올 시즌은 마무리 투수 김원중의 부상 공백을 메우며 14세이브를 올렸다.
둘은 2020년 1차 신인 드래프트에서 나란히 현 소속팀의 지명을 받은 특급 유망주였다. 잠재력, 성장 속도, 현재 기량 평가 등 여러 면에서 견줄 만하다.
정해영과 최준용 모두 포심 패스트볼(직구)이 주 무기다. 특히 최준용은 지난해 12월, 일간스포츠가 10구단 간판타자 30명을 대상으로 설문한 '올해의 직구' 부문에서 가장 많은 득표(10표)를 하기도 했다.
정해영은 "솔직히 구위는 내가 (최)준용이에게 조금 밀리는 게 사실이다. 무엇보다 매년 성장하는 것 같다. 그런 모습이 나에게 자극이 된다"고 전했다. 반면 최준용은 "(정)해영이는 실투가 적은 투수다. (가운데로) 몰리는 공이 거의 없는 것 같다. 2년 차에 클로저가 된 이유인 것 같다"고 했다.
서로의 직구를 높이 평가한 두 투수가 양보하지 않은 게 있다. 바로 배포다. 최준용은 "전반기 막판에 부진해서 이런 말이 조심스럽지만, 그래도 나는 마운드에서 자신감이 넘친다. '칠 테면 쳐라'라는 마음가짐으로 타자를 상대한다"고 말했다. 정해영도 "다른 건 몰라도 스트라이크존 어떤 코스든 과감하게 공략하는 자세는 (최)준용이보다 내가 낫지 않을까"라며 웃었다.
두 투수는 프로 데뷔 뒤 친분이 두터워졌다고 한다. 정해영은 잠시 부진했던 5월 초, 한창 컨디션이 좋았던 최준용에게 전화를 걸어 투구에 대해 조언을 구하기도 했다. 경쟁하면서도 격려하는 사이다.
KBO리그 통산 세이브 부문 1·2위에 올라 있는 오승환(삼성 라이온즈·357개)과 손승락(은퇴·271개)도 1982년생 동갑내기이자 경쟁자였다. 이제 정해영과 최준용, 두 영건이 클로저 '신 라이벌전'을 예고하고 있다. 정해영은 "대선배님들과 함께 거론되더라도 부끄럽지 않은 선수가 될 것"이라는 각오를 전했다. 최준용도 "KIA와 롯데가 라이벌이지 않나. 언젠가 더 높은 무대에서 만나 (정)해영이와 좋은 경쟁 하길 바란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