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성우는 전반기 출전한 73경기에서 타율 0.269 12홈런 34타점 장타율 0.466를 기록했다. 타율은 통산 성적(0.257)보다 높고, 홈런은 이미 지난 시즌(2021) 세운 개인 최다 기록(14개)에 2개 차로 다가섰다. 장타율도 2015년 기록한 종전 커리어하이(0.425)를 훌쩍 넘어섰다. 홈런과 타점 모두 370이닝 안방을 지킨 10개 구단 주전 포수 중 가장 많았다.
KT는 시즌 초반 주포 강백호, 새 외국인 타자 헨리 라모스가 이탈하며 원래 구상했던 클린업 트리오를 가동하지 못했다. 그러나 장성우가 5번에 포진한 뒤 기대 이상으로 좋은 타격을 해준 덕분에 공격력 저하를 막을 수 있었다.
장성우는 득점권에서만 타율 0.320(50타수 16안타)을 기록했다. 결승타도 4번 타자 박병호(8개)에 이어 2번째로 많은 6개를 남겼다. 이강철 감독은 KT가 시즌 처음으로 4위까지 오른 4일 두산 베어스전을 앞두고 "장성우가 수비 부담이 큰 상황에서도 중심 타선에서 베테랑다운 타격을 해주고 있다. 그야말로 공포의 5번 타자다"고 평가했다.
장성우는 지난해 12월, KT와 총액 42억원(기간 4년)에 FA 계약했다. 에이전트도 따로 두지 않고 직접 실무자를 만날만큼 순풍 속에 협상을 치렀고, 자신이 만족할만한 대우를 받았다.
계약 직후 장성우는 "나는 2008년 (롯데 자이언츠에) 입단 뒤 7년 동안 백업 포수였다. 주전이었던 (강)민호 형에게 많은 것을 배웠지만, '내가 주전이 될 수 있을까'하는 막막한 마음도 들었다. 그땐 FA 계약은 생각조차 못 했다. 그러나 2015년에 KT로 이적한 뒤 좋은 지도자와 동료를 만났고, (2021년에) 우승까지 경험했다. 덕분에 이렇게 좋은 계약까지 했다"며 감격한 감정을 감추지 못했다.
장성우는 계약 직후 한 가지 각오를 가슴에 새겼다. 절대 나태하지 않겠다는 것. 장성우는 "FA 계약 뒤 성적이 떨어지는 선수도 많다. 많아진 나이, 부상 등 여러 가지 이유가 있을 것이다. 가장 중요한 건 마음가짐이다. 그저 '책임감을 갖겠다'는 정도가 아니라 '이전보다 더 좋은 선수가 될 것'이라는 생각으로 남은 시즌을 보내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지난겨울 스토브리그에서 100억원이 넘는 계약을 따낸 선수 중 전반기 내내 몸값을 해내지 못한 선수도 있다. KT는 장성우가 활약하며 투자 대비 큰 효과를 얻었다. 장성우는 FA 계약을 '기대하지 못한 선물'로 여겼고, 감사하는 마음으로 2022시즌을 보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