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0세대의 휴대전화 요금 연체 규모가 100억원을 훌쩍 뛰어넘은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도입을 논의 중인 5G 중가요금제에 이어 청년 주머니 사정에 맞춘 상품 출시가 절실하다는 목소리다.
20일 김영식 국회의원이 분석한 올해 5월 말 기준 국내 유·무선 통신요금 납부 현황을 보면 20~39세의 총 연체 금액이 135억5500만원으로 전체(312억7900만원)의 약 43%에 달한다.
20~29세가 78억3300만원으로 가장 많았다. 평균 연체 금액은 30~39세가 14만2000원, 20~29세가 14만1000원으로 집계됐다.
전체 무선 상품의 연체율은 0.38%다. 40~49세와 50~59세 연체 금액은 각각 48억2100만원, 40억8200만원으로 2030세대보다 낮았다.
이동통신 서비스가 LTE와 5G로 전환하면서 통화량과 문자 송수신 건수보다 데이터 제공량이 더 중요해졌다. 동영상 등 콘텐츠 시청 중심의 모바일 소비 행태가 추세로 자리 잡아서다.
하지만 지금의 5G 요금제는 금액에 따라 보장하는 데이터의 격차가 크다. 월 100GB 이상의 데이터를 쓰려면 적어도 7만원대 이상 상품에 가입해야 한다.
그 밑으로는 10GB가량의 데이터를 받고, 이를 소진하면 간단한 웹서핑이나 메시지 정도만 주고받을 수 있는 수준으로 속도에 제한이 걸린다. 젊은 고객들이 비용 부담을 안고 비싼 요금제를 선택하는 이유다.
김영식 의원은 "2030세대의 휴대전화 요금 연체 문제는 50%대에 머무는 청년 고용률과 무관치 않다"며 "5G 중간요금제 도입 외에도 청년층 데이터 추가 제공을 포함해 통신비 부담 경감을 위한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정부는 가입자 2400만명을 돌파한 5G 서비스를 중심으로 가계 통신비 완화 대책을 업계와 논의하고 있다. 월평균 이용 데이터인 20GB대에 부합하는 요금제 신설이 대표적이다.
이에 최근 1위 사업자인 SK텔레콤이 월 4만9000원과 5만9000원에 각각 8GB와 24GB의 데이터를 지원하는 요금제를 제안한 것으로 전해졌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내용을 검토한 뒤 이달 안에 수락 또는 반려할 것으로 보인다.
이런 노력에도 5G 요금제를 더 다양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는다.
한국소비자연맹은 지난 19일 용산 대통령 집무실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5G 중간요금제를 출시해도) 24~100GB 사이의 데이터를 사용하는 소비자들에게 선택지가 될 수 없다"며 "저가요금제와 고가요금제 이용자 간 데이터 단가 차별을 시정하고 원하는 데이터 제공량을 고를 수 있도록 5G 요금제를 전면 개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