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팀 측면 공격수 강성진이 A매치 데뷔골을 기록했다. [사진 KFA] 프로축구 K리그1(1부) FC서울 공격수 강성진(19)이 성인 대표팀 '10대 신성'의 시대를 열까.
파울루 벤투(포르투갈) 감독이 이끄는 한국 남자 축구대표팀은 지난 24일 일본 도요타시에 위치한 도요타 스타디움에서 끝난 2022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E-1 챔피언십(동아시안컵) 2차전에서 홍콩을 3-0으로 완파했다. 같은 날 대회 2위 일본이 중국과 벌인 경기에서 0-0으로 승부를 가리지 못한 덕분에 한국은 1위를 지켜냈다.
홍콩전 키워드는 오는 27일 일본전에 대비한 ‘로테이션’이었다. 벤투 감독은 중국과 대회 1차전과 비교해 선발 11명을 전부 새 얼굴로 바꿨다. 송범근(전북 현대) 이재익(서울이랜드) 이기혁(수원FC)이 A매치에 데뷔했다. 강성진, 조영욱(서울) 김동현(강원FC)은 A매치 선발 데뷔전이었다. 홍콩전 선발 11명의 평균 연령은 24.7세였다.
강성진이 단연 돋보였다. 대표팀 내 유일한 10대 선수인 강성진은 전반 17분 왼발 슛으로 데뷔 골을 기록했다. 19세 120일 만에 나온 강성진의 A매치 데뷔골은 대표팀 역대 최연소 11위 기록이다. 후반 41분엔 왼쪽 측면에서 홍철(대구FC)이 올린 크로스를 몸을 날리면서 헤딩 슛으로 골망을 흔들었다. 홍콩 수비가 흐트러진 틈을 타 빈 곳을 완벽하게 침투했다.
서울 유스팀인 오산고 출신 첫 대표팀 선수인 강성진은 올 시즌 K리그에서 눈에 띄는 측면 공격수로 떠올랐다. 지난 시즌 도중 서울 사령탑으로 부임한 안익수 감독의 눈도장을 확실히 받아 꾸준히 경기에 출전하면서 자신감이 차올랐다. 왕성한 활동량과 날카로운 왼발 슛이 빛을 발휘하고 있다. 올 시즌에는 리그 20경기에 나서 1골·3도움을 기록 중이다.
강성진에겐 당돌한 매력이 있다. 강성진은 “4년 전 벤투 감독을 향해 ‘아임 리틀 쏘니(손흥민)’”이라고 했다. 그때 감독님께서 엄지를 세우셨다. 감독님은 기억하실지 모르겠지만 나는 또렷하게 기억한다“라고 말했다. 프로 데뷔도 하지 않은 선수가 ‘제2의 손흥민’이라고 큰소리친 것이다.
자신감의 근거는 엄청난 훈련량에서 나온다. 강성진은 지독한 연습 벌레로 유명하다. 안익수 감독은 강성진을 두고 “나이답지 않게 개인 훈련을 많이 해 휴식을 권할 정도”라고 말한 바 있다. 이에 대해 강성진은 “컨디션에 따라 강도를 조절하며 팀 훈련에 부담이 없게 한다. 무리하는 건 아니다”라고 했다.
보수적인 선수 차출을 하는 벤투 감독 특성상 강성진이 줄곧 대표팀에 합류할 가능성은 작다. 대표팀 측면 공격수 자원으로는 손흥민(토트넘) 황희찬(울버햄튼) 등 해외파부터 나상호(서울) 엄원상(울산 현대) 등 국내파 경쟁자들까지 수두룩하다. 그러나 A매치 첫 선발 데뷔전에서 강성진은 존재감을 확실히 어필하면서 벤투 감독의 선택지를 하나 더 늘렸다.
그동안 대표팀에서는 10대 시절부터 눈에 띄는 활약을 펼친 선수가 많았다. 기성용(서울)은 2010 남아공 월드컵 아시아 예선에서 데뷔골을 넣었다. 손흥민도 2011 아시안컵에서 존재감을 드러냈다. 기성용과 손흥민 모두 강성진과 똑같은 나이인 19세 때 대표팀 활약의 시작을 알렸다. 이번 대회를 통해 성인 대표팀 유니폼을 처음 입은 강성진의 발끝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