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두산 베어스는 28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2 KBO리그 정규시즌 롯데와의 홈 경기에서 이대호의 은퇴 투어 행사를 열었다.
이날 행사는 경기 전부터 시작됐다. 이대호는 오후 5시부터 롯데 팬 50명, 두산 팬 50명 등 총 100명을 위한 사인회를 개최했다. 이대호는 팬들을 위해 사비로 모자 약 3천 개를 준비, 은퇴 투어 기간 만나는 팬들에게 선물할 예정이다.
오후 6시 10분부터는 본격적인 장내 은퇴 투어 행사가 시작됐다. 유창근 장내 아나운서가 "이대호 선수를 모십니다"라고 외치자 홈과 원정을 가리지 않고 팬들이 박수로 이대호를 맞이했다.
미국 메이저리그(MLB)에서 시작된 은퇴 투어 행사의 백미는 선물이다. 두산은 축하를 받기 위해 이대호가 홈플레이트 근처로 나오자 전풍 두산 대표이사가 달항아리를 선물했다. 달항아리는 두산의 퓨처스리그 구장이 위치한 경기도 이천의 특산품이다.
평범한 달항아리는 아니다. 항아리에는 이대호의 좌우명 '가장 큰 실패는 도전하지 않는 것이다"라는 문구가 새겨져 있었다. 선물을 받은 이대호도 전 사장에게 사인 배트를 답례품으로 전했다. 이어 김태룡 두산 단장이 기념 액자를, 김태형 두산 감독과 주장 김재환이 꽃다발을 이대호에게 안겼다. 행사에 함께한 이대호의 아내 신혜정 씨도 남편에게 꽃다발을 건넸다.
은퇴 투어의 마무리는 응원가였다. 원정 롯데 팬들은 물론 홈팀 두산 팬들까지 이대호의 응원가를 합창했고, 이대호는 양 팀 선수단과 기념 촬영으로 이날 행사를 마무리했다.
이대호는 "첫 은퇴 투어를 준비해 준 두산에 감사드린다. 저를 위해 시간을 내주신 롯데 팬과 두산 팬들께도 감사하다"며 "이렇게 축하를 받고 떠나게 돼 기쁘다"고 말했다. 이어 "2010년 두산과의 준플레이오프 2차전이 기억에 남는다. 발목을 다친 상태에서 진통제를 8알 정도 먹고 경기에 나섰다"며 "마지막 타석에서 고통을 참고 죽기 살기로 쳤는데 홈런이 나와 기분 좋게 부산으로 내려갔다. 수훈 선수 인터뷰 때도 어지러워서 머리가 빙빙 돌았던 기억이 있다"고 두산과의 추억을 떠올렸다.
이대호는 "몇 년 전 오재원과의 사건이 있었다"고 운을 뗀 후 "오재원과는 워낙 친한 사이다. 우리 팀이 지고 있어서 우스운 모습을 보일 수 없었던 것이지 절대 상대 팀을 기분 나쁘게 하려고 한 행동은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이대호는 지난 2017년 6월 23일 잠실 경기가 끝난 후 오재원을 불러 불편한 감정을 드러내 이슈가 됐다. 이대호는 "오재원은 정말 착하고 좋은 동생"이라며 "그 장면을 보고 기분이 상하신 두산 팬들께 죄송하다. 떠나는 길이니, 오해를 풀고 예쁘게 봐주셨으면 한다"고 두산 팬들에게 전했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올 시즌을 앞두고 이대호의 은퇴 투어 행사 진행을 공식 발표했다. 지난 16일 올스타전에서 KBO 주최로 이대호 은퇴 투어의 서막을 열었고, 28일 두산을 시작으로 구단별 은퇴 투어도 시작됐다. 다음 달 KIA 타이거즈는 13일(광주), NC 다이노스는 23일(창원), SSG 랜더스는 28일(인천), 키움 히어로즈는 31일(고척)에서 진행할 예정이다. 이어 삼성은 8일(대구), kt wiz는 18일(수원), 한화 이글스는 20일(대전)에 일정을 잡았다. LG 트윈스는 9개 구단 중 가장 마지막인 9월 22일에 이대호 은퇴 투어를 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