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트넘 공격수 손흥민이 에릭 다이어의 결승 골을 도운 후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EPA=연합뉴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토트넘에서 활약하는 손흥민(30)이 정규시즌 리그 첫 경기부터 공격 포인트를 올렸다.
토트넘은 7일(한국시간) 영국 런던의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에서 끝난 2022~23시즌 EPL 1라운드 홈 경기에서 사우스햄튼을 4-1로 이겼다. 토트넘은 지난 시즌 사우스햄튼에 1무 1패로 열세였지만, 올 시즌엔 개막전부터 기선을 제압했다. 풀타임을 소화한 손흥민은 토트넘 중앙 수비수 에릭 다이어의 역전 결승 골을 도우며 승리를 이끌었다.
손흥민은 1-1로 팽팽히 맞서던 전반 31분 왼쪽 측면에서 오른발로 낮고 빠른 크로스를 올렸다. 이를 다이어가 놓치지 않고 몸을 날리며 머리로 방향을 바꿔 골망을 흔들었다. 손흥민은 두 시즌 연속 리그 개막전에 공격 포인트를 기록했다. 그는 지난 시즌 맨체스터 시티와 개막전에서는 득점포를 터뜨린 바 있다.
풀타임을 뛴 손흥민은 이날 토트넘에서 가장 많은 슛 4개와 키패스 4개를 기록했다. 풋볼런던은 “전반에 몇 차례 멋진 터치를 보여줬고, 상대 골키퍼 선방에 막혔다. 코너킥 후 다시 공을 잡은 손흥민은 다이어를 향해 위협적이고 낮은 크로스를 올렸다”며 팀 내 두 번째로 높은 평점 8점을 줬다. 1골·1도움을 기록한 공격수 데얀 쿨루셉스키가 가장 높은 평점 9점을 받았다.
토트넘 공격수 손흥민은 2022~23시즌 개막전부터 도움을 기록했다. [AFP=연합뉴스] 손흥민은 지난 시즌 EPL에서 23골(35경기)을 기록하며 모하메드 살라흐(리버풀)와 함께 공동 득점왕을 차지했다. 득점 개수는 같지만, 페널티킥 득점이 5개나 포함된 살라흐와 달리 오직 필드골로만 이뤄낸 대기록이라는 점에서 손흥민의 득점왕 가치는 더 높게 평가를 받았다. 더구나 아시아 출신 최초의 유럽 축구 5대 리그 득점왕이었다.
지난 시즌 자신을 향한 ‘월드클래스’와 관련된 논란의 마침표를 찍은 손흥민이지만, 팀 성적에 대한 아쉬움은 컸다. 토트넘은 지난 시즌 맨체스터 시티(맨시티), 리버풀, 첼시에 이어 EPL 4위였다. 직전 시즌 7위로 4위까지 주어지는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엔 나서지 못했다. UEFA 콘퍼런스리그, FA(잉글랜드축구협회)컵, 카라바오(리그)컵에서도 우승과 인연은 없었다.
손흥민이 입단한 2015년 이후 토트넘은 2016~17시즌 첼시에 이어 EPL 2위에 오른 게 최고 성적이다. 2018~19시즌 UCL 결승에서는 리버풀에 0-2로 패했다. 2020~21시즌 카라바오컵 결승에서도 맨시티에 0-1로 무릎을 꿇었다. 우승 문턱에서 연달아 좌절하고 눈물을 흘리는 손흥민을 바라보는 축구 팬들의 아쉬움도 컸다.
손흥민이 사우스햄튼과 경기에서 도움을 기록한 후 기뻐하고 있다. [EPA=연합뉴스] 여기에는 토트넘의 소극적인 투자도 영향을 끼쳤다는 평가가 있다. 대니얼 레비 토트넘 회장은 지난 2001년부터 구단의 운영을 맡아 토트넘이 ‘빅클럽’ 대열에 합류하는 데 공헌했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팀 성적을 크게 바꿀 정상급 선수를 영입하는 데 소극적인 행보를 보였다. 현지 매체도 레비 회장을 향해 “구두쇠(stingy)”라는 표현을 사용했다.
올여름 이적 시장에서는 달라진 행보였다. 토트넘은 히샤를리송, 이반 페리시치, 프레이저 포스터, 이브 비수마, 클레망 랑글레, 제드 스펜스까지 6명의 선수를 대거 영입했다. 각 포지션을 고르게 보강했다. 안토니오 콘테 감독이 “선수 영입에 투자하지 않으면 토트넘을 떠나겠다”고 엄포를 놓은 결과였다. 이중 비수마, 페리시치, 랑글레가 개막전에 출격했다.
토트넘은 공격 핵심인 ‘손-케 듀오’ 손흥민과 해리 케인의 호흡이 올 시즌에도 건재하다. 둘은 지난 시즌까지 디디에 드로그바-프랭크 램파드(36득점·이상 은퇴)의 EPL 통산 최다 합작 골 기록을 41골까지 경신했다. 여기에 지난 시즌 도중 합류해 오른 측면 공격을 맡은 쿨루셉스키도 큰 기대를 받는다. 지난 시즌 쿨루셉스키는 손흥민의 23골 중 4골을 도왔다.
현지 언론도 토트넘의 전력을 높이 평가하고 있다. 매체별로 상이하지만 대체로 토트넘이 3~4위로 시즌을 끝낼 것이라는 평가다. 손흥민과 케인의 호흡, 전력보강, 콘테 감독의 전술 능력 등이 주된 이유였다. 다만, EPL은 최근 몇 시즌 동안 맨시티와 리버풀의 양강구도가 이어지고 있다. 손흥민은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리려면 이 두 팀을 넘어야 하는 과제를 안았다.
울버햄튼 공격수 황희찬도 개막전부터 도움을 기록했다. [로이터=연합뉴스] 한편 황희찬(26·울버햄튼)도 리즈 유나이티드와 원정 경기에 선발 출전해 도움을 올렸다. 전반 6분 크로스가 올라오자 황희찬이 뛰어올라 머리로 정확히 떨어뜨려 다니엘 포덴세의 선제골을 도왔다. 저돌적인 움직임으로 리즈의 골문을 여러 차례 위협한 황희찬은 후반 40분 교체됐다. 울버햄튼은 1-2로 졌다. 후스코어드닷컴은 황희찬에게 팀 내 최고 평점 7.5점을 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