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난 마니아인 직장인 A 씨는 지난달 형사 캐릭터인 사토 미와코와 카타기 와타루의 결혼식 피로연에 다녀왔다. ‘명탐정 코난: 할로윈의 신부’ 개봉을 기념해 열린 결혼식 콘셉트의 상영회에 참석한 것. 청첩장까지 받았다는 A 씨는 마치 “실제 사토와 타카기의 결혼식에 초대받은 기분이었다”며 기뻐했다.
#‘명량’을 보고 이순신에 푹 빠져 ‘한산: 용의 출현’까지 관람하게 됐다는 B 씨는 최근 실제 거북선의 주인이 됐다. 롯데시네마와 카카오엔터테인먼트가 공동 기획한 NFT 3D 거북선 굿즈를 구입했기 때문. 무척 정교하게 구현된 디테일에 무척 만족하고 있다는 게 B 씨의 설명이다. 이제 영화 보기 위해 번호표 뽑는 건 옛말이다. 어플리케이션을 이용한 입장 시스템이 점차 보편화되며 영화 티켓을 사려 번호표를 뽑는 이들은 줄어드는 반면 굿즈를 사기 위해 번호표를 뽑는 풍경은 일상화되고 있다.
최근 들어 많은 극장이 각양각색 영화 굿즈로 관람객들의 발길을 사로잡고 있다. ‘토르: 러브 앤 썬더’에서 주인공이 쓰는 묠니르 모양으로 제작된 컵처럼 영화 내용과 관련된 소품이나 사인 포스터나 폴라로이드 등 출연진의 흔적이 담긴 굿즈, NFT 등 종류도 다양하다.
영화 굿즈는 애니메이션 영화에서부터 시작됐다. 특히 TV 시리즈가 극장판으로 제작되는 경우가 일반적인 일본 애니메이션 영화들의 경우 이미 두터운 마니아층을 확보하고 있는 경우가 대부분. 이런 마니아 팬들을 위해 한정 수량의 포스터 등을 제공하던 것이 시작이었다. 이후 CGV는 필름마크, 롯데시네마는 아트카드, 메가박스는 오리지널 티켓 등 멀티플렉스 브랜드별로 자신들의 시그니처 굿즈를 만들어냈다. 이제 어떤 영화든 이런 시그니처 굿즈가 제작되는 것이 보편적이나 영화를 보기 전이나 보고 난 뒤 번호표를 뽑아 굿즈를 교환하는 관객들의 줄이 극장 내에서 심심치 않게 보인다.
특히 코로나19 이후 2년여 간 영화 티켓값이 무려 32%(통계청)나 상승하면서 관객들은 영화의 퀄리티 뿐 아니라 관객과의 대화(GV), 무대인사, 싱어롱 상영회 등 인상적인 경험을 극장에 요구하고 나선 상황이라 영화관의 특전 증정, 굿즈 판매 등의 기획은 앞으로 계속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NFT에 대한 관심 증대로 관련 분야 굿즈도 눈에 띄게 늘고 있다. 롯데시네마는 ‘한산: 용의 대첩’ 팬들을 위해 영화에 등장하는 거북선을 3D로 구현한 NFT를 판매했고, CGV는 영화 관람객들을 대상으로 영화 영상과 BGM 음향 효과, 배우의 친필 사인 등을 담은 NFT 플레이 포스터를 증정했다. CGV 강철 마케팅커뮤니케이션팀장은 “영화의 감동을 색다른 방식으로 간직할 수 있게 하기 위해 NFT 플레이 포스터를 기획했다”면서 “필름마크, 리미티드 포스터 등 오프라인 굿즈와 함께 온라인용 NFT 굿즈도 지속해서 만들어 나갈 계획”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