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상하는 빛창진. 사진=KIA 타이거즈 KIA 타이거즈 외야수 이창진(31)은 7월 KBO리그에서 가장 뜨거운 타자였다. 그는 지난달 출전한 16경기에서 타율 0.476(63타수 30안타) 장타율 0.556 출루율 0.492를 기록했다. 이 기간 리그 타율은 1위, 안타 2위였다.
7월 넷째 주 나선 6경기에선 모두 멀티히트를 기록했다. 주간 타율(0.483) 3위, 안타(14개) 1위에 올랐다. 조아제약과 일간스포츠는 맹타를 휘두르며 KIA의 공격을 이끈 이창진을 7월 넷째 주 주간 MVP(최우수선수)로 선정했다. 2019년 4월 둘째 주에 이어 두 번째로 이 상을 받은 그는 "팀 타선이 워낙 좋아서 큰 도움을 받았다. 동료들과 기쁨을 함께 나누고 싶다"고 소감을 전했다.
이창진은 2019시즌 혜성처럼 등장, KIA 주전 중견수를 꿰찬 선수다. KIA팬은 발군의 타격 능력을 보여주며 신인왕 후보까지 오른 그에게 '빛창진'이라는 별명을 붙여줬다.
그러나 이후 2년 동안 이창진은 빛나지 않았다. 2020시즌은 허리와 햄스트링 부상으로 22경기밖에 나서지 못했다. 2021시즌은 105경기에 출전했지만, 타율이 0.209에 그쳤다. 올해는 1군 스프링캠프 명단에도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KIA 구단은 외국인 외야수 소크라테스 브리토와 계약했고, 타격 능력이 좋은 고종욱도 영입했다. 팀 차원에서 '거포 유망주' 김석환을 주전으로 키우려는 움직임도 있었다.
벤치 멤버에 머물던 이창진은 타격 능력을 앞세워 출전 기회를 늘려갔다. 터닝포인트는 교체 출전한 5월 13일 LG 트윈스전이었다. 그는 이 경기부터 종전까지 고수하던 레그킥(Leg Kick) 타법을 대신 왼발(우타자 기준) 뒤꿈치를 들고 엄지발가락 부위를 지면에 살짝 찍은 뒤 튕기면서 타격하는 토탭(Toe Tap)으로 변화를 줬다.
2021프로야구 KBO리그 두산베어스와 KIA타이거즈의 더블헤더 1차전 경기가 17일 오후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렸다. 2회초 1사 1,3루 박민의 내야타구때 3루주자 이창진이 홈으로 뛰어 세이프하고 있다. 잠실=김민규 기자 kim.mingyu@joongang.co.kr /2021.10.17/ 이창진은 "원래 스프링캠프부터 토탭 타격을 준비를 했지만, 1군에 뒤늦게 합류한 탓에 처음에는 종전 방식(레그킥)을 고수했다. 그러나 상체와 하체가 따로 노는 느낌이 이어졌고, 콘택트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더라. (메이저리거) 오타니 쇼헤이(LA 에인절스)처럼 왼쪽 다리를 (지면에) 찍어놓고 쳐보는 방식을 다시 시도했다"고 설명했다.
토탭 타법은 배팅의 정확도는 향상되지만, 힘을 싣는 데는 상대적으로 어려움이 있다. 장타력 향상까지 노린 이창진은 이를 보완하기 위해 연구했고, 한국야구를 대표하는 '타격 기계'였던 김태균(은퇴)의 타격 영상을 교본으로 삼았다.
이창진은 "아무래도 장타력과 콘택트 능력이 모두 좋은 김태균 선배님의 영상을 보는 게 가장 적합할 것 같았다. 오른쪽 다리에 힘을 최대한 끌어내면서도, 어떻게 리듬을 타고, 타격 타이밍을 잡는지 참고했다. 이후 나만의 방식을 만들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창진은 현재 자신의 타격감에 만족한다. 그러나 자만하지 않는다. 그는 "나는 두 번이나 트레이드를 경험했다. 실패도 많이 했다. 작은 일에 심적으로 요동치지 않게 됐다"라면서 "KIA 주전 좌익수 경쟁은 여전히 진행 중이라는 외부 평가를 보면서 "인정받으려면 더 노력해야 한다'라는 생각이 들더라. 개인 기록보다 현재 주로 나서는 타순(2번)에서 출루 임무를 더 잘할 수 있도록 그저 매 타석 집중할 것"이라는 각오를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