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축구 K리그1(1부) 수원 삼성은 16일 현재 승점 27(6승 9무 11패)로 리그 10위에 위치했다. 수원 아래에는 김천 상무(승점 26·6승 8무 11패)와 성남FC(승점 18·4승 6무 16패)가 자리하고 있다. 올 시즌부터 K리그1에서는 최대 3개 팀이 K리그2(2부)로 강등될 수 있다. 시즌이 막바지로 치닫는 가운데, 강등권(10~12위)에서 탈출하기 위한 치열한 순위 다툼이 진행 중이다.
팬들의 이목이 쏠린 건 지난 14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끝난 수원과 성남의 K리그1 2022 28라운드 경기였다. 쫓기는 팀은 수원이었다. 리그 최하위 성남이 수원을 잡는다면 양 팀의 승점 차는 3으로 좁혀질 수 있었다. K리그1 최하위는 2부로 자동 강등된다. 수원으로서는 올 시즌 최대 위기를 맞은 것이다. 이병근 수원 감독은 “승점 6의 가치가 있는 경기”라고 했다.
성남에 패한다면 이병근 감독의 입지도 흔들릴 수 있었다. 수원 레전드인 ‘리얼 블루’ 이병근 감독을 구한 건 구단 유스팀 매탄고 출신들이었다. 팀이 1-0으로 앞선 후반 11분 오현규가 이기제의 크로스를 받아 헤딩 슛으로 골망을 흔들었다. 이어 2-1로 쫓기던 후반 19분엔 전진우가 개인기로 득점에 성공했다. 전진우는 후반 35분에도 4-1로 달아나는 쐐기 골을 터뜨렸다.
수원이 한 경기에서 4골을 넣은 건 지난해 5월23일 광주FC와 경기(4-3 승) 이후 약 15개월 만이었다. 이날 경기 전까지 수원은 단 19골에 그쳐 최하위 성남(경기 전 24골)보다도 4골이 더 적었다. 25경기를 치르는 동안 리그에서 유일하게 팀 득점이 20골을 못 넘겼던 수원을 매탄고 출신인 ‘매탄소년단’ 오현규와 전진우가 활약해 팀의 공격력을 끌어올린 것이다.
오현규는 2년 연속 2부 득점왕·최우수선수(MVP) 출신인 안병준을 대신해 최전방 공격수로 낙점 받은 이유를 득점으로 증명했다. 오현규는 “수원 유스를 거치면서 (프로) 경기를 뛴다는 게 꿈 같은 순간이다. 안 중요한 경기가 없다”며 “투지 있게 뛴다는 걸 자부할 수 있다. 어떤 역할로 나오든 감독님의 주문 사항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는 생각뿐”이라고 했다.
전진우는 수원 승리의 ‘보증수표’다. 그가 올 시즌 리그에서 득점을 기록한 4경기에서 수원은 모두 이겼다. 이병근 감독도 “‘전진우가 넣으면 우리가 이긴다’는 말이 있더라”며 웃었다. 전진우는 “수원이란 팀이 이 위치에 있으면 안 된다. 성남에 지면 올라가기 너무 힘들 것 같았다. ‘무조건 이기자’라는 생각으로 뛰었다”며 절실했던 마음가짐을 전했다.
오현규와 전진우는 올 시즌 리그에서 각각 5골을 기록해 팀 내 최다 득점자에 올랐다. 이병근 감독도 “전진우, 오현규 등이 잘해낸다면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오현규는 “진우와 팀 내 최다 골에 대한 선의의 경쟁을 이어가겠다”고 했다. 전진우도 “‘전진우가 골을 넣으면 이긴다’라는 말을 들으면 기분이 좋다. 팀을 위해 매 경기 공격 포인트를 올리는 게 목표”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