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오후 서울 강남구 일지아트홀에서는 강원래 메타버스 아바타 데뷔 쇼케이스가 진행됐다. 이 자리에서 강원래는 메타버스 활동을 본격 선언하며 자신의 아바타를 최초로 공개했다.
가수 알렉사, 그룹 에스파 등이 메타버스 관련 세계관을 들고 나오면서K팝씬에서도메타버스가 친숙해졌다. 블랙핑크, 선미, 알렉사 등이 메타버스에서 팬 이벤트를 진행하면서 가수 본체가 아닌 아바타를 만나는 일에 팬들도 익숙해졌다. 1990년 현진영과 와와로 데뷔, 1996년 2인조 그룹 클론으로 가수 활동을 본격화한 강원래는 가요계의 ‘원조 춤꾼’이다. 하지만 2000년 일어난 오토바이 사고로 인해 하반신 마비 판정을 받으며 춤추는 강원래는 과거 영상에서만 만날 수 있었다.
메타버스와 기술력은 21세기판 춤추는 강원래를 다시 가능하게 했다. 메타버스아바타기업페스노나스페이스와 갤럭시코퍼레이션의 기술 합작을 통해서다. 강원래는 “2009년에 상영된 ‘아바타’라는 영화를 다들 기억하실 텐데 배경이 2150년이다. 주인공이 휠체어 타고 아바타로 변신해서 막 달리는데, 그 장면을 보면서 아내 몰래 눈물을 많이 흘렸다. ‘달릴 수 있을까’, ‘달릴 때 느낌이 어떨까’ 생각했는데, 아바타를 통해서라도 운동화를 신고 뛸 수 있다는 생각에 흥분되고 기분이 좋다”고 이야기했다.
강원래의 아바타는 모션캡처 기술을 통해 탄생했다. 강원래의 춤을 아는 모델이 모션을 만들면 강원래가 표정 연기를 해 합성하는 형식이다. 그는 “사람은 누구나 나이 들고 죽게 마련이지만 과거의 언젠가로 다시 돌아가고 싶은 마음이 있지 않느냐”며 “가상현실을 통해 많은 분이 마음을 여셨으면 좋겠다. 마음이 울적하고 답답할 때 짜증내지 말고 가상현실에서라도 힘내자는 메시지를 전달하고 싶다”는 포부를 드러냈다. 하고 싶은 것도 많다. 특히 과거부터 현재까지의 댄스를 집대성한 아카이브를 결성하는 게 꿈이다.
강원래는 “옛날 음악은 들으면서 ‘이 음악 정말 시대를 앞서갔네’ 하면서도 옛날 춤을 보면서는 ‘촌스럽다’ ‘한물갔다’고 하지 않느냐”며 “하지만 아바타를 통해 과거의 춤들을 아카이브로 만들어 저장을 하면 생각이 달라질 수 있을 거라고 본다. 춤의 유향을 계속 잘 잡아갈 수 있는 데 메타버스와 아바타가 큰 역할을 하지 않을까 싶다. 선배들에게 옛날 춤을 추라고 하면 잘 안 추겠지만 아바타를 통해 보여달라고 하면 보여줄 수 있을 것 같다. 매개체를 통해 자신감이 생기는 그런 데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고 기대했다.
교통사고가 난 지 벌써 22년. “이제야 조금씩 마음을 열고 지낸다. 아바타와 함께 하고 싶은 게 많다”는 강원래의 말은 그에게뿐만 아니라 그를 지켜보는 많은 팬과 K팝씬에도 새로운 희망을 던지는 것 같다. 메타버스와 아바타라는 새로운 기술력을 탑재한 K팝은 이제 또 다른 꿈의 키워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