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이 삼성전자로부터 바통을 이어받아 내달 스마트폰 신제품을 공개할 것으로 관측된다. 폴더블폰을 중심으로 시장이 서서히 재편되는 상황에서 '애플의 계절'로 불리는 4분기에 점유율을 예년처럼 지켜낼지 이목이 쏠린다.
18일 애플 소식에 정통한 블룸버그의 마크 거먼에 따르면 애플은 오는 9월 7일(현지시간) 올해 첫 가을 행사를 개최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이 자리에서 '아이폰14' 시리즈와 '애플워치 시리즈8'을 소개할 것으로 보인다.
애플의 아이폰14 4종(일반·맥스·프로·프로맥스)은 전작과 큰 차이가 없지만 모델별로 급이 나뉠 가능성이 제기된다. 판매량이 저조한 5.4형 미니는 시장에 나오지 않을 전망이다.
아이폰14 프로 이상부터 개선된 카메라 기술과 새로운 AP(중앙처리장치) 'A16 바이오닉'이 탑재될 것으로 관측된다.
마찬가지로 상위 모델만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처럼 알약 모양의 전면 카메라 구멍(펀치홀) 디자인을 채택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렇게 되면 디스플레이 상단 대부분을 잡아먹었던 노치 디자인을 5년 만에 탈피하는 것이다.
아이폰14와 아이폰14 맥스는 노치 디자인을 계승하고 전작의 'A15 바이오닉'을 적용할 것으로 추측된다. 다만 같은 AP를 넣었어도 모뎀과 내부 설계를 업그레이드해 '아이폰13'보다는 우수한 성능을 보장할 것으로 보인다.
애플은 플래그십 'S 시리즈'와 보급형 'A 시리즈'로 이원화한 삼성전자와 달리 같은 시리즈 안에서 제품을 차별화하는 전략을 택했다. 기존 프리미엄 리더십을 유지하면서 삼성전자가 주름잡은 중저가 시장을 공략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그런데 삼성전자 폴더블폰의 성장세가 예사롭지 않다. 폼팩터(구성·형태) 경험이 예상보다 빨리 대세화하면서 프리미엄 시장에서 애플을 위협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츠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전 세계 폴더블폰 시장은 전년 대비 73% 증가한 1600만대 규모로 커질 것으로 기대된다.
이달 말 공식 출시하는 '갤럭시Z 플립4'(이하 갤Z플립4)와 '갤럭시Z 폴드4' 효과로 삼성전자의 하반기 폴더블폰 시장 점유율은 80%에 근접할 것으로 보인다.
국내 시장에서 아이폰 신제품 공개 직후인 10~12월은 애플의 점유율이 확 오르는 시기다.
2021년에도 2분기와 3분기에 각각 71%, 85%였던 삼성전자의 점유율은 4분기에 67%로 뚝 떨어졌다. LG전자가 스마트폰 사업을 접기 전인 2020년 4분기에는 50%대까지 내려가기도 했다.
지금껏 애플은 신제품을 선보일 때마다 '혁신이 없다'는 일부 부정적 평가에도 충성고객 덕분에 출하량을 꾸준히 유지했다.
하지만 폴더블폰이라는 대안이 생기면서 시장 입지에 변화가 생기는 경우를 배제할 수 없게 됐다. 애플 전문가인 밍치궈 TF인터내셔널증권 연구원은 애플의 폴더블폰이 2025년은 돼야 빛을 볼 것으로 내다봤다.
해외 IT 매체 샘모바일은 "애플 팬이라도 요즘 아이폰은 너무 비슷해 보인다는 데 동의할 것"이라며 "아이폰이 2010년대의 상징이었다면 갤Z플립4는 미래다"고 했다.
정길준 기자 kjkj@edail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