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움은 22일 기준으로 61승 2무 48패를 기록, 4위 KT 위즈(59승 2무 47패)에 0.5경기 앞선 3위다. 전반기를 마쳤을 때만 하더라도 선두 SSG 랜더스를 4.5경기 차이로 쫓는 2위였다. 4위 KT와 승차도 8경기까지 벌어졌다. 하지만 후반기 첫 24경기 승률이 0.304(7승 1무 16패)로 리그 최하위에 머물러 3위마저 위태롭게 됐다. 지난주에는 우천으로 순연된 1경기를 제외한 5경기를 모두 패해 5연패 늪에 빠졌다.
잠재된 불안 요소가 폭발하고 있다. 키움은 올 시즌 리그 9·10위인 삼성 라이온즈(10승 2패)와 한화 이글스(10승 3패)를 상대로 20승 5패를 기록했다. 두 팀의 상대 전적을 제외하면 키움의 시즌 승률은 0.560에서 0.488까지 떨어진다. 삼성·한화전 초강세는 5할 이상의 성적을 유지하는 비결 중 하나지만 키움의 약점이기도 했다. SSG(3승 10패)와 2위 LG 트윈스(5승 7패)를 상대해선 큰 재미를 보지 못했다. 특히 KT에게 후반기 첫 5경기에서 1승 4패로 밀리고 있다.
키움의 후반기 고전 이유는 불펜이다. 키움 불펜은 전반기 내내 톱니바퀴처럼 돌아갔다. 여러 선수가 똘똘 뭉쳐군 복무에 들어간 마무리 투수 조상우의 빈자리를 채웠다. 특히 왼손 투수 김재웅은 전반기 41경기에 등판, 평균자책점 1.11로 엄청난 활약을 보여줬다. 하지만 후반기 시작부터 불펜이 추풍낙엽처럼 흔들리고 있다. 전반기 3.27이던 불펜 평균자책점이 후반기 7.15까지 치솟았다.
전반기 마무리 투수 문성현의 후반기 평균자책점은 무려 11.57이다. 필승조 이승호의 후반기 평균자책점도 10.80으로 높다. 선발 자원인 외국인 투수 타일러 애플러와 사이드암스로 한현희를 불펜으로 투입하는 승부수도 효과가 미미했다. 지난 20일 SSG전에선 선발 정찬헌(2이닝 4피안타 3실점)에 이어 한현희(1이닝 2피안타 2실점)와 애플러(2와 3분의 1이닝 5피안타 3실점)를 마운드에 올렸지만 두 선수 모두 실점했다.
키움의 불펜은 후반기 SSG전 평균자책점이 9.00이다. LG전 불펜 평균자책점은 7.43, KT전에서도 6.14로 고전했다. 선발이 버티더라도 불펜이 무너지는 패턴이 반복된다. 홍원기 감독은 지난 18일 "선수들은 잘해주고 있다. 나만 잘하면 된다"며 "우리 불펜엔 어린 투수들이 많다. 경륜이나 이런 게 충분하지 않다. 중요한 상황에서 등판한 게 전반기가 처음이고, 이들은 많은 어려움을 극복하고 좋은 성적을 냈던 것"이라고 격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