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심이 추석 연휴 이후인 다음 달 15일부터 라면과 스낵 주요 제품의 출고가격을 각각 평균 11.3%, 5.7% 인상한다고 24일 밝혔다.
농심은 앞서 지난해 8월 라면 출고가격을 평균 6.8% 인상한 바 있다. 스낵은 올해 3월 평균 6% 올렸다. 라면은 1년 만에, 스낵은 6개월 만에 다시 가격을 인상한 것이다.
이번에 인상되는 품목은 라면 26개, 스낵 23개 브랜드다. 대형마트에서 봉지당 평균 736원에 판매되고 있는 신라면의 가격은 약 820원으로, 새우깡의 가격은 1100원에서 약 1180원으로 조정될 것으로 예상된다.
농심 관계자는 "올해 4월 이후 국제 분쟁과 인플레이션으로 인해 원재료 가격이 급등하고 환율이 상승해 원가부담이 심화했다”며 "올해 2분기 이후 국내 협력업체의 납품가를 인상하면서, 제조원가 부담이 가중됐다"고 설명했다.
앞서 농심은 지난 16일 올 2분기 영업이익이 4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75% 감소했다고 공시했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7562억원으로 17% 증가했다. 해외 법인을 제외한 국내 영업이익은 30억원 적자로 전환했다.
농심이 국내에서 적자를 낸 건 1998년 2분기 이후 24년 만이다. 국내 매출은 16% 증가한 5845억원이다.
라면 업계 1위인 농심이 가격을 인상하면 오뚜기와 삼양식품, 팔도 등 다른 라면 업체들도 ‘도미노 인상’에 나설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오뚜기는 지난해 약 13년 만에 라면 가격을 평균 11.9% 인상했고, 삼양식품과 팔도도 각각 평균 6.9%, 7.8% 올렸다.
아직 오뚜기와 삼양식품 모두 가격 인상과 관련해 결정된 사안이 없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이들 기업 역시 원가부담이 가중되고 있는 만큼 조만간 가격 인상 대열에 합류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올해 초 업체들이 제품 가격을 올릴 당시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에 따른 여파가 반영되기 전이기 때문에 그 이후 글로벌 원재료 가격 인상 부담을 계속 떠안고 있을 수만은 없어 추가 인상이 불가피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안민구 기자 amg9@edail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