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러기, 토마토, 스위스, 인도인, 별똥별, 우영우, 역삼역.” 인기리에 종영한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속 주인공 우영우(박은빈 분)가 자신의 이름을 소개하며 내뱉는 이 대사를 영어로 번역해 더빙한다면 어떨까.
미국 스트리밍 플랫폼 넷플릭스가 ENA 채널 드라마 ‘우영우’를 공개 중인 가운데, 24일(한국시간) 드라마의 영어 더빙 현장을 한국 언론에 공개했다. 드라마의 더빙 작업은 현재 할리우드 영화 산업의 중심지로 꼽히는 캘리포니아주 버뱅크에서 진행 중이며 넷플릭스는 총 16회 분량 중 절반 정도 더빙 작업을 마쳤다. 먼저 주인공 우영우(박은빈 분)가 상사인 정명석(강기영 분) 변호사를 처음으로 만나 자기소개를 하는 장면에서 나오는 ‘똑바로 읽어도 거꾸로 읽어도 같은’의 표현은 더빙 현장에서 ‘카약, 디드, 로테이터, 눈, 레이스카, 우영우, 시빅’(Kayak, deed, rotator, noon, racecar, Woo Young-Woo, Civic)으로 번역됐다.
더빙판에 쓰인 이 대사는 앞서 자막본에서 쓰인 것과 동일하지만 단어 하나가 달라졌다. 자막본에서 ‘역삼역’은 ‘역삼 스테이션’(Yeoksam Station)으로 직역돼 리듬감과 대칭성을 살리지 못한 채 번역됐지만, 더빙판엔 ‘시빅’(Civic)이라는 단어로 변역돼 말맛을 살렸다. 극 중 우영우가 자신을 소개하기 위해 마지막에 뱉어낸 ‘역삼역’이라는 대사의 운율을 미국 현지 사정에 맞게 ‘시빅’으로 바꾼 것이다. 영어에는 없는 한국어의 존댓말과 반말의 느낌 차이를 반영하는 것은 이번 더빙 작업의 주요 과제였다.
그런가 하면 넷플릭스는 이번 더빙에 실제 자폐 스펙트럼 장애가 있는 대만계 미국인 배우 수 안 피엔을 성우로 기용했다. 이는 자폐 스펙트럼 장애와 천재적인 두뇌를 가진 변호사의 이야기를 따뜻한 시선을 그려낸 ‘우영우’의 느낌을 반영하고자 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