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영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우영우’)는 탄탄한 스토리, 쫀득한 연출, 배우들의 탁월한 연기력이 삼박자를 이루며 한국인의 인생드라마에 올랐다. 특히 타이틀 롤 박은빈, 그 옆의 ‘국민섭섭남’ 강태오, 든든한 선배 강기영, ‘봄날의 햇살’ 하윤경, ‘동투더그투더라미’의 주현영 등은 대중의 따뜻한 응원을 받으며 인지도를 상승시켰다.
빛이 있으면 그림자도 있는 법. ‘권모술수’로 불리며 밉상 연기를 너무나 탁월하게 소화한 주종혁은 드라마 한편으로 ‘국민 욕받이’가 됐다. 주종혁은 “역할을 향한 비난도 관심이고, 언젠가는 멈출 거라 욕먹을 수 있을 때 더 많이 듣고 싶다”며 담대한 모습을 보였다.
-드라마를 마친 소감은. “단 한개의 불평, 불만 없이 행복한 시간이었다. 행복만큼 큰 사랑을 주셔서 감격스럽다. 인터뷰도 신기하다. 이렇게 잘 된 작품을 언제 또 만날까. 주종혁 이름을 알아줘 감사하다.”
-인기가 높은데. “너무 신기하다. 사실 못 느끼겠다. 얼마 전 영화 시사회에 갔을 때 환호를 받으니 약간 프리미어리그의 축구선수가 된 것 같았다.”
-국민 욕받이로 불리며 많은 비난을 받았는데. “처음에는 이게 뭐지? 나를 욕하는지 몰랐다. 큰 타격도 없다. (나를 향한) 관심이고 그 또한 언젠가는 멈출 거라서. 욕먹을 수 있을 때 더 많은 욕을 먹고 싶다. 심한 댓글도 많이 봤다. 하지마 사람들이 연기를 잘해서 욕 먹는 거니 개의치 말라, 과몰입하지 말라는 댓글에 힘이 된다. 칭찬 글은 계속 보게 된다.” -‘권모술수’라는 얄밉고 재미난 별명을 얻었는데. “이렇게 잘되는 작품을 만나고 새로운 별명을 얻고 많은 사람이 좋아해 주니 더 큰 야망을 가지게 됐다. 더 좋은 작품을 하고 싶다.”
-‘우영우’에서 가장 좋아하는 장면은. “우영우가 퇴사할 때 창밖에 고래가 내려가는 장면이 너무 좋았다. 또 태수미와 우영우의 만남도 기억에 남는다. 태수미가 ‘나 원망했니’라고 말하는 장면부터 너무 슬펐다. 계속 돌려봤다. 대본으로 볼 때는 그런 느낌이 없었다. 펑펑 울기도 했다.”
-역할은 어떻게 해석했나. “대본에 인물 설명이 잘 돼 있었다. 다른 인물들은 판타지스럽지만 권민우는 인간적으로 다가왔다. 현실에 있을법한 남자였다. 준호(강태오 분)와 있을 때 원래 권민우의 성격은 못된 사람이 아니게 보이고 싶었다. 회사 밖에서는 좋은 친구이지 않을까.”
-뉴질랜드 유학파인데 어떻게 데뷔하게 됐나. “대학을 다니다 군대를 일찍 갔다. 전역 앞두고 돈을 많이 벌 수 있는 직업을 찾았다. 호텔 관련 전공을 살려볼 생각에 청담동에서 바텐더 알바를 시작했다. 당시 자주 보던 방송사 PD가 MBC 신사옥 홍보영상 출연을 권했다. 상암동 신사옥 앞 큐브를 지키는 역할로 2주 동안 달리기만 했다. 차량을 추격하고 보트타고 도망가는 연기를 하면서 재미를 느꼈다. 연기를 배우지 못한 자격지심이 있어 연영과 친구들을 붙잡고 독립영화에 꾸준히 얼굴을 비추다 회사를 만났다.”
-곧바로 소속사와 계약했나. “전무후무한 700대 1의 오디션을 통과해 대표님의 픽을 받았다. 서른 살에 첫 회사를 만났는데 내 운을 거기 다 쓴 줄 알았다. 주변에 연기하는 동료들이 신기해했다. 독립영화 시절부터 알고 지낸 8명 정도 크루가 모인 단톡방에서 우리의 희망이 됐다.” -‘우영우’의 인기로 전작들도 재조명을 받고 있는데. “‘해피니스’의 안길호 감독님과 ‘D.P.’의 한준호 감독님이 연락을 주셨다. ‘D.P.’는 머리를 안 밀기를 잘했다고 하더라.”
-대학을 포기한 아쉬움은 없는지. “한국은 군입대로 휴학을 신청하지 않나. 외국은 군입대로 인한 휴학이 없어 자동 자퇴처리가 됐다. 아쉽지는 않다. 학교 다니며 호텔 주방에서 코스 요리를 배우고 레스토랑 서빙을 배운 경험이 나중에 연기에 도움이 될 것 같다.”
-주변 반응은 어땠나. “‘해피니스’를 함께 한 한효주 누나가 문자로 ‘얄밉게 잘한다’고 해 기분이 좋다. 한지민 누나도 영통을 하는데 잘하고 있다고 칭찬했다. 박해수 형은 원래 고래를 사랑하는데 너무 재미있게 보고 있다고 했다.”
-가족들도 인기를 신기해할 것 같은데. “아버지가 전화하는 횟수가 늘었다. 매일 아들의 이름을 검색한다. 여동생도 영통(영상통화)를 자주 한다. 가장 기분이 좋았던 것은 주덕표 창덕체육관을 운영하는 아버지가 젊은 학부모들과 나로 인해 소통을 잘하고 있다고 했다. 아빠와 똑같이 생겨 학부모들이 아들을 안다더라. 그런데 아버지는 안길강 선배와 더 닮았다.”
-본인은 개그맨 양세찬과 닮았다는 얘기를 듣는데. “진짜 닮았다. 어떤 모습은 내가 봐도 진짜 똑같다. 유명한 분과 닮았다고 하니 기분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