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KBO리그 삼성 라이온즈와 SSG 랜더스의 경기가 자넌 7일 오후 인천 SSG 랜더스필드에서 열렸다. 삼성 피렐라가 3회 1타점 우중간 2루타를 날리고 기뻐하고 있다. 인천=정시종 기자 외국인 타자 호세 피렐라(33·삼성 라이온즈)가 KBO리그 정규시즌 MVP(최우수선수)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후반기 가파른 타격 상승세를 앞세워 강력한 후보로 떠올랐다.
피렐라는 29일 기준으로 한국야구위원회(KBO)가 시즌 뒤 공식 시상하는 타자 8개 부문 중 5개 부문에서 선두다. 타율(0.347) 득점(83개) 안타(152개) 장타율(0.568) 출루율(0.421)에서 리그 1위. 김현수(LG 트윈스)를 3개 차이로 뒤쫓는 타점(87개)까지 포함하면 타격 6관왕도 가능한 페이스다. 홈런(23개·2위)과 도루(12개·17위)를 제외한 공격 전 부문에서 두각을 나타낸다. 외국인 타자 MVP는 1998년 타이론 우즈(당시 OB 베어스) 2015년 에릭 테임즈(당시 NC 다이노스) 2020년 멜 로하스 주니어(당시 KT 위즈)까지 역대 3명뿐이다.
지난 28일 한화 이글스와 홈 경기에선 피렐라의 위력이 다시 한번 입증됐다. 피렐라는 0-3으로 뒤진 3회 말 동점 스리런 홈런을 때려냈다. 4-4로 팽팽하게 맞선 9회 말 2사 주자 없는 상황에선 끝내기 홈런으로 승부에 마침표를 찍었다. 4타수 3안타(2홈런) 2득점 4타점. 팀이 기록한 5타점 중 4타점을 홀로 책임졌다. 경기 뒤 박진만 삼성 감독 대행은 "피렐라의 원맨쇼 경기였다"고 극찬했다.
피렐라는 후반기 성적이 물음표였다. 지난해 족저근막염 문제로 전반기 대비 후반기 타격 성적이 급락(0.312→0.249)했다. 재계약에 성공한 올해는 발바닥 상태를 꼼꼼하게 관리, 성적을 유지하고 있다. 덕분에 전반기(0.340)보다 후반기(0.367) 타율이 오히려 높다. 타이틀 경쟁자들이 후반기 부침을 보이는 것과 달리 경기를 뛰면 뛸수록 누적 스탯에서 격차를 벌리기 시작했다. 삼성 전력분석 관계자는 "지난해 후반기에는 발 상태가 안 좋아서 스윙을 제대로 하지 못했다. 그러면서 조금씩 위축된 부분이 있다"며 "비시즌 동안 많이 준비한 덕분에 지금까지 아프지 않고 좋은 페이스를 이어오고 있다"고 말했다.
올 시즌 KBO리그 정규시즌 MVP 경쟁은 치열하다. 1점대 평균자책점으로 소속팀의 선두 질주를 이끄는 김광현(SSG 랜더스) 홈런 1위·타점 2위 박병호(KT 위즈) 다승·승률 1위 케이시 켈리(LG 트윈스) 200탈삼진에 도전 중인 안우진(키움 히어로즈)을 비롯해 쟁쟁한 선수들이 자웅을 겨룬다. 가공할만한 화력을 장착한 피렐라도 경쟁력이 충분하다. '타격 다관왕'은 MVP 득표에서 플러스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2020년 MVP 로하스는 타격 4관왕(홈런·타점·장타율·득점)이었다.
관건은 팀 성적이다. 삼성의 순위가 47승 2무 65패로 리그 9위다. 포스트시즌(PS) 마지노선인 5위 KIA 타이거즈(56승 1무 56패)와 승차가 9경기까지 벌어졌다. KBO리그 역사상 PS 탈락 팀에서 MVP가 배출된 건 1983년 이만수(당시 삼성) 2005년 손민한(당시 롯데 자이언츠) 2012년 박병호(당시 넥센 히어로즈)뿐이다. 전·후기 리그 우승팀이 한국시리즈에서 맞붙은 1983년을 제외하면 사례는 더 줄어든다.
한 구단 관계자는 "피렐라는 팀 성적이 아쉽다. 삼성이 PS만 진출해도 무난하게 MVP를 받을 수 있을 텐데 팀 성적이 따라주지 않으니 압도적인 개인 성적으로 시즌을 마쳐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