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정미(23)가 2022년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KG·이데일리 레이디스 오픈(총상금 7억원)의 신데렐라가 됐다.
황정미는 4일 경기도 용인시 써닝포인트 컨트리클럽(파72·6748야드)에서 열린 대회 최종 3라운드에서 버디 6개, 보기 3개를 묶어 3타를 줄였다. 최종합계 14언더파 202타가 된 황정미는 김수지(26)와 동타를 이뤄 연장에 들어갔고, 연장에서 버디를 잡아내며 우승을 확정했다. 정규투어 첫 우승이다.
황정미는 전날 2라운드에서 10언더파를 쳤다. 코스레코드 타이기록이자 자신의 KLPGA 투어 한 라운드 베스트 스코어였다.
최종 라운드를 한 타 차 선두로 출발한 황정미는 1번 홀(파4)부터 보기를 범하며 흔들렸다. 전반 라운드에만 보기 3개를 기록했다. 하지만 황정미는 “오히려 초반에 보기를 해서 마음이 편해진 것 같다. 편안하게 치자고 생각하면서 마인드 콘트롤을 했다”고 돌아봤다.
이날 전반 라운드에서는 고지우(20)가 치고 나갔다. 1번 홀부터 이글을 잡으며 타수를 줄였다. 여기에 디펜딩 챔피언 김수지가 무서운 기세로 뒷심을 발휘했다. 둘의 선두 경쟁은 14번 홀(파5)과 15번 홀(파4)에서 갈렸다.
김수지가 14번 홀 샷 이글로 순식간에 2타를 줄였지만, 고지우는 15번 홀에서 더블보기를 범해 우승 경쟁에서 밀려났다.
김수지는 지난해 우승자이자 올해 대회에서도 1~2라운드 내내 좋은 성적을 내며 “써닝포인트 컨트리클럽의 코스가 내게 딱 맞는다”는 자신감을 드러냈던 주인공이다. 그러나 김수지가 15번 홀 이후 파 행진만 거듭하는 동안 황정미가 16번 홀(파3)과 18번 홀(파5)에서 버디를 잡으며 공동 선두로 올라섰다.
황정미는 18번 홀에서 세 번째 샷을 홀 옆에 붙여 버디를 낚았고, 파 세이브에 그친 김수지와의 경쟁을 연장으로 몰고 갔다.
18번 홀에서 진행된 연장에서 김수지는 또 한 번 파를 기록했다. 세 번째 샷이 홀과 멀리 떨어진 곳에 온그린 됐고, 버디 퍼트는 홀 가까이에서 멈췄다. 반면 황정미는 약 6m 버디 퍼트를 깔끔하게 성공시켰다.
황정미는 우승을 확정한 후 “아직도 실감 안 나고 꿈을 꾸는 거 같다”고 감격한 표정을 지었다.
2020년 KLPGA 투어에 데뷔한 황정미는 루키 시즌 상금랭킹 43위에 그쳤다. 2021년 성적이 좋지 않아 그해 말 시드전을 치른 끝에 올해 다시 정규투어를 밟았다.
올 시즌 NH투자증권 레이디스챔피언십과 호반 서울신문 위민스 클래식에서 준우승했지만, 중위권을 오갈 정도로 성적에는 기복이 있었다. 올 시즌 21번째 대회이자 정규투어 65번째 대회에서 생애 첫 우승을 거둔 황정미는 우승 상금 1억2600만원을 거머쥐었고, 상금랭킹 11위(3억8496만원)로 뛰어올랐다.
대회 2연패에 도전했던 김수지는 준우승에 만족해야 했다. 2011년 시작된 이 대회에서 아직 2연패를 달성한 선수는 없다.
마지막 날 4타를 줄인 이예원이 최종 12언더파 204타로 단독 3위를 기록했다. 3라운드 선두를 달리다가 실수 한 번에 미끄러진 고지우는 11언더파 205타로 한진선과 함께 공동 4위에 올랐다. 대상포인트 1위 유해란은 최종 4언더파 212타로 공동 27위에 머물렀다.
3라운드에서는 태풍 힌남노의 영향으로 비가 내리는 가운데에도 많은 갤러리가 몰려 KG·이데일리 레이디스 오픈의 인기를 실감케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