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인 요정’에 대한 일부 누리꾼들의 반발로 ‘반지의 제왕’ 프리퀄 ‘링즈 오브 파워’가 몸살을 앓고 있다.
아마존은 자체 제작 시리즈인 ‘반지의 제왕’의 프리퀄 ‘반지의 제왕: 링즈오브 파워’의 자체 페이지를 닫은 채 리뷰 공개를 연기하고 있다. 일부 누리꾼이 ‘링즈오브 파워’에 ‘흑인 요정’이 등장하는 것에 반발, 무더기로 최저점을 주는 행위를 하는 점이 포착됐기 때문이다.
영국 매체 가디언에 따르면 아마존 측은 ‘별점 테러’에 대비, 드라마를 실제로 본 경우에만 리뷰 작성이 가능하도록 권한을 수정했다. 홈페이지에도 리뷰나 평점 노출은 제한돼서 표출되게끔 조치돼 있다.
‘링즈 오브 파워’는 영화 ‘반지의 제왕’과 ‘호빗’ 시리즈보다 수천 년 전 앞선 시대 배경에서 펼쳐진다. 아마존이 6300억 원을 들여 제작했으며, 방영 첫날인 4일 전 세계 240개국의 유료 구독자들에게 2편을 공개돼 약 2500만 명의 시청자들을 스크린 앞으로 불러들였다. 이는 아마존이 2006년 스트리밍 동영상 서비스인 아마존 프라임 비디오 서비스를 시작한 이래 최대 기록이다.
이 시리즈에는 요정 아론디르(크루즈 코르도바 분)와 난쟁이 공주 디사(소피아 놈베테 분)가 등장하는데, 이 두 사람이 흑인 캐릭터다. 이를 두고 일부 관객들은 ‘블랙워싱’이라며 별점 테러를 가하기 시작했다. ‘블랙워싱’이란 서양 주류 영화계에서 백인 배우를 기용하는 관행인 ‘화이트워싱’을 이용, 제작진이 인종적 다양성을 추구하기 위해 억지로 흑인 캐릭터를 끼워넣는다며 비꼬는 말이다. 실제 이 드라마는 미국 평론가 사이트인 로튼토마토에서 신선도 84%를 받으며 호평을 받았으나 관객 평가 신선도는 38%에 불과하다. 비평 사이트 IMDb에서도 리뷰를 남긴 누리꾼의 25%가 ‘링즈오브 파워’에 별점을 단 1점만 줬다.
이 같은 현상은 앞서 2016년 영화 ‘고스트 버스터즈’ 때도 비슷하게 일어났다. 이때도 많은 누리꾼이 리메이크된 ‘고스트 버스터즈’의 주인공들이 여자라는 이유로 각종 평점 사이트에서 별점 테러를 가했다.
국내에서도 영화 ‘걸캅스’나 ‘82년생 김지영’ 등이 정치적 올바름에 반대하는 일부 누리꾼들로부터 별점 테러를 받는 일이 있었다. 커뮤니티를 통해 응집한 누리꾼들의 리뷰 도배 행위는 동서양을 막론하고 여러 곳에서 부작용을 낳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