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골 출신으로 목포여상 3학년에 재학 중인 체웬랍당 어르헝(18)이 우선 지명으로 페퍼저축은행 유니폼을 입는다.
어르헝은 5일 오후 서울 청담동 리베라호텔에서 열린 2022~23시즌 한국배구연맹(KOVO) 여자 신인 드래프트에서 참가 선수 49명 중 가장 먼저 호명됐다. 지난해 창단해 우선 지명권을 보유한 페퍼저축은행은 주저 없이 미들블로커(센터) 어르헝을 선택했다.
어르헝은 몽골 울란바토르 출신이다. 현재는 귀화를 추진하고 있다. 귀화 신청 후 승인이 완료되지 않았어도 모든 구단이 동의하면, 국내 선수 자격으로 참가할 수 있다는 규정에 따라 이번 드래프트에 도전할 수 있게 됐다.
농구 집안 출신으로 운동을 좋아하지 않았던 어르헝은 5년 전 취미 삼아 배구를 시작했다. 하지만 몽골에는 프로 팀이 없다. 2019년 한국에 들어왔고, 지난해 한국인 부모에 입양됐다. 목포여상 선배인 KGC인삼공사 염혜선이 어르헝의 귀화와 프로 입단을 돕고자 학창 시절 배구를 한 부모님에게 입양을 설득했다. 결국 지난해 8월, 염혜선과 어르헝은 자매가 됐다. 그래서 '염어르헝'으로 불린다.
어르헝은 194.5㎝ 뛰어난 체격 조건을 자랑한다. 향후 V리그에 데뷔하면 김연경(흥국생명·1m92㎝)을 넘어 여자부 역대 최장신 국내 선수로 이름을 올리게 된다. 이미 역대 신인 드래프트에 나온 여자 선수 중 어르헝은 최장신이다.
다만 V리그에 뛰려면 한 가지 과제를 해결해야 한다. 귀화 승인을 받아야 프로 무대에 설 수 있다. 현재 귀화 면접을 남겨두고 있다. 연습 시간 외에는 귀화 준비를 위한 공부에 매진하고 있다. 어르헝이 우리나라 국적을 획득하면 앞으로 한국 여자배구대표팀에도 큰 힘을 보탤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 꼴찌였던 페퍼저축은행은 어르헝을 뽑아 전력을 보강했다.
페퍼저축은행이 1라운드 우성 지명권을 행사한 뒤 구슬 추첨에 따라 흥국생명(30%)-페퍼저축은행(35%)-KGC인삼공사(8%)-IBK기업은행(20%)-GS칼텍스(4%)-한국도로공사(2%)-현대건설(1%) 순으로 지명권을 행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