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는 6일 수원KT위즈파크에서 열린 2022 KBO리그 KT 위즈와의 원정 경기에서 5-8로 패했다. 상대 에이스 고영표를 상대로 4점을 뽑았고, 선발 투수 예프리 라미레즈도 호투했다. 그러나 7회 말 수비에서 순식간에 승기를 내줬다. 경기 집중력이 급격히 떨어졌다. 끝내기 패전 위기에서는 벤치의 선택이 아쉬웠다.
한화는 6회까지 4-1로 앞섰다. 고영표의 주 무기 체인지업을 집요하게 공략, 1·3·4·6회 1점씩 냈다. 7월 27일 KT전 등판에서 7이닝 무실점 호투했던 라미레즈도 6이닝 동안 1점만 내주며 분투했다.
그러나 2번째 투수 장시환이 등판한 뒤 급격하게 흔들렸다. 장시환은 7회 말 선두 타자 앤서니 알포드에게 볼넷, 대타 김민혁에게 중전 안타를 내줬다. 이 상황에서 상황 판단 미스도 범했다. 후속 심우준이 시도한 기습번트 타구를 직접 잡았는데, 3루 주자 알포드의 홈 쇄도를 의식하다가 아예 송구하지 못하고 말았다. 타자가 발 빠른 심우준이라는 점을 염두에 뒀어야 했다.
장시환은 더 흔들렸다. 무사 만루에서 조용호에게 밀어내기 볼넷까지 내줬다. 2-4, 2점 차 추격 허용.
카를로스 수베로 한화 감독은 투수를 파이어볼러 박상원으로 교체했다. 바뀐 투수는 배정대를 내야 직선타로 처리하며 한숨을 돌리는 듯 보였다. 최근 타격감이 좋은 KT 3번 타자 황재균과의 승부에서도 우측 뜬공을 유도했다.
위기를 넘기는 듯 보였다. 그러나 한화 우익수 장진혁이 후속 동작(홈 송구)을 염두에 두다가 공에서 시선을 떼고 말았다. 공은 그의 글러브를 맞고 그라운드에 떨어졌고, 주자 김민혁이 홈을 밟았다. 1점 차 추격 허용.
박상원은 이어진 상황에서 박병호에게 동점 희생 플라이를 허용했다. 5번 강백호와의 승부 중에는 폭투를 범하며 3루 주자의 득점을 허용했다. 라미레즈의 승리 요건은 사라졌고, 한화도 패전 위기에 놓였다.
타선 뒷심은 좋았다. 9회 초 공격에서 대타로 나선 하주석이 안타, 터크먼이 볼넷을 얻어내며 만든 기회에서 노시환이 2루수 키를 넘기는 동점 적시타를 쳤다.
그러나 연장 승부로 끌고 가지 못했다. 9회 말 마운드에 오른 강재민이 1사 뒤 황재균과 박병호에게 연속 안타, 강백호에게 진루타를 허용한 뒤 장성우에게 끝내기 스리런 홈런을 맞았다.
강재민은 장성우를 상대로 1·2구 모두 바깥쪽(우타자 기준) 스트라이크존(S존)을 벗어난 공을 던졌다. 1루를 채우고 올 시즌 타율 0.124에 그친 박경수를 상대할 것으로 보였다.
벤치는 승부를 주문한 것으로 보인다. 강재민은 3루째 슬라이더를 S존으로 넣었다. 유인구 의도였다면 실투, 승부였다면 결과적으로 벤치의 오판이다. 장성우는 이 경기 전까지 결승타만 7개를 기록했던 타자다. 득점권 타율을 떠나 승부처에서 강했다.
한화는 올 시즌 KT전에서 7승 5패로 우세에 있었다. 이 경기를 잡았다면, 최소 5할 승률을 확보할 수 있었다. 그러나 자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