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임성재가 올해 가장 확실한 신스틸러로 떴다. 임성재로 말할 것 같으면 2022년 최고의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우영우’)에서 썰렁한 아재개그로 임팩트를 남긴 털보사장 김민식을 연기했다. ‘우영우’는 타이틀 롤을 연기한 박은빈은 물론이거니와 출연진 다수에게 골고루 인지도의 햇살을 비췄을 만큼 히트작 반열에 올랐다.
임성재는 올 하반기 스크린 화제작에 연달아 얼굴을 비추며 남다른 존재감을 뽐내고 있다. ‘비상선언’에서 이병헌 옆자리의 최초 테러 신고자, ‘헌트’에서는 이정재를 무자비하게 폭행하는 남파 공작원으로 등장했다. 이도 모자라 올 추석 영화 ‘공조2: 인터내셔날’에서는 또다시 북한의 범죄조직원으로 나와 관객들의 시선을 강탈했다. ‘떴다’는 말이 잘 어울리는 임성재에게 몇 가지 궁금한 질문을 던졌다.
-‘우영우’부터 ‘공조2’까지 사람들이 많이 알아보지 않나. “그전에 비할 바 없이 많이 알아봐 준다. 마스크를 썼는데도 알아보더라. 그 덕에 이것저것 얻어먹고 할인도 받았다. 얼마 전에 족발을 먹으러 갔는데 4000원을 할인받았다.”
-뜨고 나서 달라진 게 있다면. “지금 치아미백을 하고 있다. 평소 치아가 하얘지고 싶어서 한 건데 왜 하고 있지 하는 의문이 생겼다. 아, 치아미백은 내돈내산이다. 42만원을 사비로 결제했다.”
-나이를 가늠할 수 없는 다양한 역할을 맡았는데. “실제는 1987년생이다. 그런데 40대 중후반의 역할이거나 아예 어린 역할의 제안도 받아봤다. 스물두 살의 역할도 들어왔었다.”
-‘우영우’는 어떻게 출연하게 됐나. “오디션을 봤는데 감사하게도 (제작진이) 나라는 배우를 알고 있더라. 대본을 읽게 하고는 믿는다고 했다.” -김민식입니다람쥐, 나한테 바나나와 같은 대사는 애드리브였나. “아니다. 올 대본이었다. 바나나, 분당 같은 대사는 작가님이 잘 써줘 고민할 필요가 없었다. 무엇보다 함께 연기한 하윤경이 너무 리액션을 잘 받아줘 살았다. 당시에 진심으로 황당한 표정이 지었다.”
-‘우영우’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이 있다면. “처음 동그라미를 만났을 때 내 수염을 뜯는 장면인데 주현영이 연기를 귀엽게 해서 현웃이 터졌다. 유인식 감독이 장면을 방송에 실제 썼다. 첫 촬영이었는데 큰 의미로 다가왔었다.”
-‘헌트’의 역할도 강렬했는데. “총 두 신이었다. 이정재 감독님을 때려야 하는데 막상 촬영에 들어가니 졸았다. 그런데 감독님이 ‘지금은 배우 대 배우다, 가감 없이 연기하라’는 말에 시원하게 연기했다. 이정재 감독님이 내 연기를 믿어 의심치 않는다고 해 줘 편하게 연기했다.”
-‘공조2’에서는 어떤 캐릭터인가. “폭탄을 터트리는 북한 조직원이다. 분량에 상관없이 연기하는 피규어를 수집하듯 느낌으로 많이 봐줬으면 좋겠다.” -배우 생활은 어떻게 시작했나. “고등학생 때 단편영화를 찍었던 경험이 있다. 작품을 찍은 한 살 위 감독 형이 연기를 배워보는 게 어떠냐 권유해 광주 집 근처의 극단에 들어가 배우 생활을 시작했다. 그러다 박정민 배우의 추천으로 영화 ‘변산’ 오디션에 참여하며 서울로 점프해 배우 생활을 하고 있다.”
-박정민과는 친분이 있는 사이인가. “아니다. 예전에 박정민이 나온 ‘순정’에 아르바이트로 짧게 단역 출연했던 게 다였다. 몇 년이 지난 후에 나를 기억하고 오디션에 추천했다.”
-박정민과 지금은 같은 소속사(샘컴퍼니)이기도 한데. “소속사는 지인을 통해 대표님을 소개받았다. 내 연기를 보고 잘 봐주셨다. 대표님이 빨리 잘 될 생각을 하지 말고 마음 편히 연기하라 했다. 뜻이 잘 맞았다.”
-공식 데뷔가 2017년인데 걱정은 없었나. “잘돼야 한다는 조바심은 없었다. 다만 한 번도 안 해 본 장르를 경험하게 돼 무시당하기 싫었던 마음이었다. 인정받고 싶은 마음이 당시에는 컸다.”
-또래 배우들과 비교가 되지 않던가. “애초에 돈이 없다 보니 비교 대상이 없었다. 30대 초반까지 연극만 했는데 주위 친구들도 다 연극하는 친구들이고. 부모님도 너무 해준 게 없어 (연기를) 더하지 말라는 말도 안 했다.” -성악과 판소리가 특기인데. “전공한 분들이 보면 코웃음을 칠 거다. 흉내 낼 정도다. 연기에 써보고 싶어 배웠다.”
-최근 유명세에 누가 가장 기뻐했나. “‘변산’ 팀이 워낙 친한데 그중 신현빈이다. 인터뷰가 있다고 하면 엄마처럼 챙겨줄 정도다. 그래서 사진 촬영 등 일정이 있으면 항상 물어본다. 포즈나 태도는 어떻게 해야 하는지 상의한다.”
-서울에서 배우 생활 후 달라진 점이 있다면. “크게 없다. 집도 아는 형 집에 얹혀살고 차도 광주에서 몰던 국산차를 그대로 타고 있다. 냉장고를 대기업 브랜드의 투도어 제품으로 바꾼 정도다.”
-올해 활동으로 스스로에게 점수를 매긴다면. “음… 100점 만점에 120점? ‘우영우’ 덕분이기도 하지만 작년, 재작년 찍은 영화들이 코로나 팬데믹으로 빛을 보지 못하다 개봉을 했다. 촬영을 계속했는데 피드백을 못 받다 한 달이 멀다고 개봉해서 보상받는 느낌이다. 흥행과 관계없이 행복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