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형 두산 베어스 감독이 1차 지명 출신 영건 이병헌(19)에 대해 모처럼 칭찬을 전했다.
두산은 지난 13일 잠실 LG 트윈스전에서 5-0으로 완패했다. LG 선발 케이시 켈리와 불펜진에 완전히 틀어막히면서 힘을 쓰지 못했다.
점수는 완패였지만, 투수진의 투구 내용은 합격점이었다. 이날 등판한 투수 5명의 자책점은 단 두 점에 불과했는데, 선발 박신지(23)부터 이승진(27)-이병헌-전창민(22)-박웅(25)까지 모두 20대 선수들만 나와 거둔 성적이었다.
3분의 1이닝 소화로 이닝은 가장 짧았지만, 이병헌의 등판도 주목받았다. 서울고를 졸업하고 올 시즌 신인 1차 지명으로 입단한 이병헌은 고교 시절 최고 시속 151㎞ 강속구를 던져 주목받았다. 그러나 지난해 팔꿈치 뼛조각 제거 수술과 팔꿈치 인대 접합 수술을 받으면서 재활과 함께 프로 생활을 시작했다. 지난 7월 퓨처스(2군) 리그에서 던지기 시작한 그는 2군 9경기 평균자책점 3.14를 기록했고, 3일 드디어 1군에 콜업돼 조금씩 모습을 보이고 있다.
13일 경기까지 이병헌의 1군 성적은 2경기 1이닝 1탈삼진 2볼넷 평균자책점 0. 당장의 성과가 화려하지 않지만, 김태형 감독은 '투수'가 되어가는 과정에 만족했다. 김 감독은 "어린 투수들에게는 어떤 방향성보다는 가운데만 보고 열심히 던지라고 한다"고 웃으면서 "이병헌은 내가 처음 본 2군 투구 영상과 비교하면 지금 많이 달라졌다. 그때는 사실 릴리스포인트라는 게 아예 없던 수준이었다. 그런데 13일 경기에서는 생각보다 자신 있게 던지더라. 구속은 아직 본인 베스트만큼 나오지 않지만, 어제 정도 투구 내용이라면 왼손 타자를 상대로 기용할 수 있을 것 같다"고 칭찬했다.
김 감독은 "릴리스포인트가 아직 조금 뒤에서 나오고, 손목 각도를 배영수 코치와 조금 고치려 하고 있다"면서도 "나중에 고쳐야 할 부분은 있지만, 마운드 위에서 어느 정도 본인 경기를 운영할 줄 안다. 1군에 처음 올라왔는데 긴장하거나 이런 것도 안 보이는 것 같다. 멘털 부분에서 괜찮게 보고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