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렇게 허무한 엔딩이라니. 박창호(이종석 분)가 그렇게 부르짖었던 ‘법에 의한 심판’도 주인공 부부의 행복한 결말도 없었다.
지난 15회 동안 판만 크게 벌려왔던 MBC 금토드라마 ‘빅마우스’가 17일 16회를 끝으로 아쉽게 막을 내렸다. 그간 펼쳐놨던 사건들은 후반부 3분 동안 마치 하이라이트 영상처럼 대충 끝을 맺었고, 그 와중에 미처 다 해결되지 않은 이야기들도 남아 있어 아쉬움을 안겼다.
이날 방송에서 박창호는 최도하(김주헌 분)와 시장 선거에서 맞붙었다가 졌고, 결국 최도하에게 법의 심판을 내리는 것에도 실패했다. 아내인 고미호(임윤아 분)가 몸을 던져가면서까지 자신이 NK화학에서 만든 신물질로 인해 방사선에 피폭됐음을 알렸고, 이 중심에 최도하가 있었다고 증언까지 했는데도 최도하는 끝내 법정에서 무죄 판결을 받았다. 고미호는 급성 림프종 말기 판정을 받고 세상을 떠났다. 박창호는 “네가 좋은 빅마우스가 됐으면 좋겠다”는 미호의 말에 따라 빅마우스로 살기로 결심했다. 그는 최도하에게 법이 내리지 않은 심판을 직접 내렸다. 최도하가 평소 자주 찾는 수영장 물을 방사성 물질이 든 것으로 바꿔 죽음에 이르게 한 것. 결국 박창호 역시 최도하를 살인한 셈이라 지금까지 박창호가 이어왔던 ‘정도를 통해 이기는 승부’를 마지막에 전혀 보여주지 못 한 셈이 됐다. 이 외에도 ‘빅마우스’ 마지막 회는 여러 가지 해결되지 않은 사건과 개연성 없는 전개로 시청자들을 아쉽게 했다. “한 번도 남편을 의심해 본 적 없다”던 현주희(옥자연 분)는 박창호 선거 캠프가 절망에 빠진 타이밍에 최도하의 대포폰을 건네며 남편을 배신했고, 그간 많은 사람들에게 권력을 행사하며 괴롭혀온 공지훈(양경원 분)은우정일보의 대표가 되는 해피엔딩을 맞았다.
또 최도하가 강 회장(전국환 분)의 재산을 상속받지 못 하게 하는 데 꼭 필요한 인물이었던 ‘연쇄 살인마 사이코패스’ 아들은 끝내 등장하지 않았다. 그는 오직 부친의 시신을 부검해도 된다는 동의서에 사인했다는 서사로만 나타났을 뿐이다. 결국 인상적인 내용 없이 극을 전개하기 위해 소모됐을 뿐이다.
여기에 실종된 장혜진(홍지희 분)에 대해 주인공들이 끝내 어떤 관심도 기울이지 않았다는 점이나 장혜진을 살해한 한재호(이유준 분)가 어떤 처벌도 받지 않았다는 점, 박창호가 죽은 최도하의 금고를 열고 NR포럼 회원들로부터 갈취한 1000억 원 여의 금괴를 어떻게 찾아냈느냐는 등 많은 의문점들이 끝내 해소되지 않고 방치됐다.
‘빅마우스’는 지난 7월 29일 6.2%(이하 닐슨코리아, 전국기준) 시청률로 막을 올린 뒤 꾸준히 시청률을 올리며 화제를 모았다. 마지막 회 시청률은 13.7%로 자체 최고 기록이었다. 그만큼 시청자들이 ‘빅마우스’와 박창호, 고미호 커플의 결말에 큰 관심을 기울였다는 뜻. 이런 결말에 아쉬움이 남을 수밖에 없다.
희대의 사기꾼이었던 빅마우스의 정체를 가지고 10회가 넘게 시청자들이 추리게임을 하게 만들었던 ‘빅마우스’는 빅마우스의 정체가 밝혀진 뒤 이렇다 할 인상적인 사건을 만들어내지 못 하고 그대로 종영하게 됐다. 모든 죄인이 다 그 값을 받지도, 평범한 일상을 돌려받고 싶었던 주인공의 바람이 이뤄지지도 않은 어정쩡한 엔딩. 마지막까지 통쾌한 한 방을 기다렸던 시청자들 사이에선 실망의 목소리가 계속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