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방 보강이 절실한 LG 트윈스가 포수 최대어를 품었다. 차명석 LG 단장은 지난 15일 서울 웨스틴조선 호텔에서 열린 2023 KBO 신인 드래프트 1라운드 전체 7순위로 김범석(경남고)의 이름을 불렀다.
김서현(서울고 투수-한화 이글스), 윤영철(충암고 투수, KIA 타이거즈)이 예상대로 1~2순위 지명된 뒤 김민석(휘문고)과 김범석을 놓고 고민한 롯데가 내야수 김민석을 선택했다. NC 다이노스가 신영우, SSG 랜더스가 이로운, 키움 히어로즈가 김건희를 지명하면서 LG에 기회가 찾아왔다.
주저 없이 김범석을 지명한 차명석 단장은 "이유는 간단하다. 김범석이라 뽑았다"라고 말했다. 이어 "어떻게 김범석을 넘어갈 수 있나. 김범석이라는 고유명사는 앞으로 한국 야구의 대명사가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김범석은 이번 드래프트 1라운드 상위 지명이 예상된 오른손 거포 자원이다. 지방팀의 한 관계자는 "10년에 한 번 나올까 말까 하는 포수"라고 높이 평가했다.
그의 최대 장점은 파워다. 올 시즌 고교리그 24경기에서 홈런을 9개나 터뜨렸다. 타율(0.342)도 높고, 타점(30개)도 많다. LG 구단 관계자는 "아마추어 야구에서 나무 배트를 사용한 뒤 고교, 대학 무대에서 한 시즌 홈런 9개를 친 선수는 김범석이 처음이다. 종전 최고는 7개였다"고 귀띔했다. 지난 19일 막을 내린 세계청소년선수권대회에서 그는 대표팀 4번 타자로 활약했다.
LG는 안방 보강이 절실하다. 최근 몇 년간 주전 포수로 활약한 유강남에 대한 의존도가 높다. 올 시즌 뒤 FA(자유계약선수) 자격을 얻는 유강남이 내년 이후에도 LG 유니폼을 입을지 미지수다. LG가 유강남을 잔류시키더라도 미래를 준비해야 한다.
당장 백업 포수도 필요하다. 2019~2021년엔 이성우, 올 시즌엔 허도환이 유강남의 뒤를 받쳐 백업 포수로 활약했다. 전 소속팀에서 방출된 두 포수에게 손을 내밀 만큼 LG의 안방 전력은 넉넉지 않았다. 차세대 포수로 여긴 김재성은 지난해 박해민의 FA 보상 선수로 삼성 라이온즈에 뺏겼다. 박재욱은 올 시즌 도중 은퇴했다.
지난 7년 동안 1차 지명권을 투수에게 쓴 LG가 7순위까지 밀린 김범석을 주저 없이 선택한 이유다. LG가 신인을 뽑는 첫 번째 선택에서 포수를 지명한 건 2015년 김재성 이후 처음이다.
LG 구단은 김범석에 대해 "장타를 칠 수 있는 파워와 정확도 높은 타격 능력을 갖추고 있다. 변화구 대응 능력도 좋은 선수"라며 "송구 동작이 간결하며 상황 판단이 빠르고, 투수를 편하게 하는 스타일의 포수"라고 높이 평가했다.
LG 구단 관계자는 "대통령배전국고교야구대회에서 홈런 2개를 쳤는데 모두 변화구를 받아쳤다. 고교생 수준으로는 정말 대단하다"고 했다. 이어 "동료들에게 물어보니 투수의 장점을 잘 살린다더라. 또 영리해서 습득력이 좋다는 평가다. 군 복무까지 몇 년이 걸리겠지만, 대형 포수의 자질을 갖췄다"고 기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