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스 훈련하는 김태환. [연합뉴스] 파울루 벤투(포르투갈) 감독이 이끄는 한국 남자 축구대표팀의 정해지지 않은 한 자리, 오른쪽 측면 수비를 놓고 치열한 경쟁이 펼쳐지고 있다.
한국은 23일 고양종합운동장에서 코스타리카와 9월 A매치 2연전의 첫 경기를 치른다. 27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선 카메룬과 평가전을 가진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에선 코스타리카, 카메룬 모두 한국보다 낮지만, 2022 카타르 월드컵 본선에 오른 국가다. 코스타리카는 스페인, 독일, 일본과 E조다. 카메룬은 브라질, 세르비아, 스위스와 G조다.
벤투호는 해외파까지 총출격하는 최정예 스쿼드를 가동해 평가전을 가질 계획이다. 월드컵을 목전에 두고 벤투 감독의 베스트 라인업은 윤곽이 어느 정도 드러났다는 게 중론이다. 9월 A매치 2연전에서 전술과 선수 기용 부분에서 몇 가지를 실험할 수 있겠지만,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부터 지켜온 기본 틀은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우측 풀백 자리는 무주공산이다. 벤투호 출범 후 오른쪽 측면 수비수 자리는 베테랑 수비수 이용(수원FC)이 주전급으로 뛰었고, 김태환(울산 현대)과 김문환(전북) 등이 서브 수비수로 활약했다. 9월 소집명단에서 벤투 감독은 이 자리에 김태환과 김문환을 포함해 윤종규(FC서울)까지 차출했다. 포백 수비 중에서 유일하게 3명의 선수를 소집한 것. 경쟁을 통해 각자의 장점과 경기력을 점검하겠다는 뜻이다.
핵심은 김문환과 김태환의 경쟁이다. 현재 김문환이 약간 앞서있다. 올 시즌 K리그1(1부)에서 24경기에 출전해 1골·1도움을 기록 중인 김문환은 빠른 스피드를 바탕으로 한 공격 가담, 공간 침투 등의 강점이 있다. 6월 A매치 4연전 중 3경기(브라질, 칠레, 파라과이)에 출전했고, 7월 동아시안컵에도 3경기(중국, 홍콩, 일본)에 출전했다. 세 선수 중 주전에 가장 근접해 있다.
이용과 주전 자리를 놓고 경쟁해온 김태환은 끈질긴 수비의 아이콘이다. 상대 선수와 몸 경합을 적극적으로 한다. 부상 탓에 동아시안컵에는 차출이 되지 못했지만, 월드컵에선 벤투 감독과 동행할 가능성이 크다. 수비력에서는 김문환보다 높다고 평가받고 있다. 그렇다고 공격력에서 크게 뒤처지는 건 아니다. 스피드, 크로스 능력도 준수하다.
대표팀 소집 전 김태환은 “월드컵 참가는 당연히 내가 가진 꿈”이라며 “축구 선수로서 정말 바라던 무대였고, 현재 월드컵 출전을 위해서 한 발자국씩 차근차근 다가가고 있는 중이다. 너무 멀리 바라보지 않고, 매 경기 최선을 다하다 보면 월드컵 출전이 자연스럽게 나에게 오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태환은 대표팀 내 맏형이다. 선수단 분위기도 다잡아야 한다. 김태환도 “(김)영권이나 (손)흥민이를 잘 도와서 팀이 뭉치도록 할 것이다. 분위기를 와해하는 선수가 없도록 잘 만들어야 할 것 같다. 대표팀 소집 기간이 짧지만, 선수들끼리 좀 더 친해질 수 있도록 내가 먼저 다가가는 사교성 같은 게 필요한 것 같다”고 말했다.
김태환은 올 시즌 크고 작은 부상으로 경기에 온전히 집중하기 어려웠다. 월드컵에 나가기 전 몸 관리부터 집중하겠다는 게 김태환의 계획이다. 그는 “부상을 당하지 않도록 대비하는 게 중요하다. 몸 관리를 굉장히 신경 쓰고 있다. 경기장에서 절대 부상을 당하면 안 된다는 생각”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