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츠버그 구단은 24일(한국시간) 트리플A에서 뛰던 내야수 배지환을 메이저리그(MLB)에 콜업했다. 역대 26번째 한국인 메이저리거가 등장했다. 박찬호·강정호·박효준에 이어 파이리츠 유니폼을 입은 4번째 선수이기도 하다. 경북고 출신 배지환은 2018년 3월 피츠버그와 공식 계약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으로 2020년 마이저리그가 열리지 않는 악재가 있었지만, 싱글A와 더블A를 차례로 밟은 뒤 올해 치른 트리플A 108경기에서 타율 0.289 8홈런 53타점을 기록하며 성장 가능성을 증명했다.
미국 지역 매체 '피츠버그 포스트 가제트'는 이미 전날(23일) 배지환의 콜업을 시사했다. 인디애나 폴리스(피츠버그 산하 트리플A 팀)에서 뛰는 배지환이 24일 시카고 컵스전에 합류하기 위해 피츠버그로 향했다는 내용이다. 피츠버그 포스트 가제트는 "벤 체링턴 피츠버그 단장이 룰5 드래프트 지명 대상자가 되는 선수를 콜업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MLB 구단과 계약한 시점으로부터 4번째(만 18세 미만은 5번째) 개최하는 룰5 드래프트를 앞두고 40인 로스터에 이름을 올리지 못한 선수는 다른 팀의 지명을 받을 수 있다. 유망한 선수들이 팀 선수층(뎁스) 등 구단 사정으로 재능을 꽃피우지 못하는 상황을 막기 위해 시행되는 제도다. 룰5는 윈터미팅 마지막 날에 열린다. 배지환의 콜업은 유망주를 다른 팀에 빼앗기지 않으려는 피츠버그의 의지다.
배지환은홈 구장 PNC 파크에서 열리는 컵스전 선발 라인업에 9번 타자·2루수로 이름을 올렸다. 피츠버그가 2-0으로 앞선 2회 말 2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데뷔 타석에 나섰고, 컵스 투수 하비에르 아사드로부터 볼넷을 골라내 출루한 뒤 후속 타자 오닐 크루즈의 타석에서 도루까지 성공했다. 후속타 불발로 득점은 실패했지만, 빅리그 첫 타석부터 침착하고 역동적인 모습을 보여줬다.
배지환에겐 한 가지 꼬리표가 있다. 지난 2019년 전 여자친구에 폭행을 가한 혐의로 대구지검으로부터 벌금형을 받은 바 있다. MLB 사무국은 30경기 출장 정지를 제재를 가했다. 피츠버그 포스트 가제트는 "구단과 선수가 과거 일에 대해 명확한 해명이 필요할 것"이라고도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