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열린 파이널 라운드 미디어데이. 왼쪽은 울산 홍명보 감독과 이청용. 오른쪽은 전북 김상식 감독과 송범근.(사진=프로축구연맹) 얄궂은 만남이다. 울산 현대와 전북 현대가 시즌 성패를 좌우할 운명의 2연전을 앞두고 있다.
울산과 전북은 5일 오후 7시 울산 문수경기장에서 열리는 2022 하나원큐 FA컵 4강전에서 격돌한다. 두 팀 중 한 팀은 대구FC-FC서울 경기의 승리 팀과 결승에서 트로피를 두고 맞붙는다.
FA컵에선 전북이 강세다. 네 차례 FA컵 정상에 선 전북은 2020시즌 결승전에서 울산을 꺾고 구단 역사상 첫 ‘더블’을 달성했다. 유독 우승과 연이 없는 울산은 FA컵에선 2017년 트로피를 거머쥔 게 유일한 기쁨이다.
올 시즌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에서 탈락한 울산과 전북은 ‘더블’을 겨냥하고 있다. K리그1 우승 경쟁이 한창인 두 팀이지만, FA컵 정상 등극도 놓칠 수 없는 이유다.
기세 싸움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해서도 중요한 한 판이다. 두 팀은 FA컵 4강을 치른 뒤 울산 안방에서 정규리그 우승을 놓고 자웅을 겨룬다. 사흘 만의 맞대결이기에 FA컵 결과가 선수단에 영향을 미칠 공산이 크다.
장규리그에서는 울산이 유리한 고지에 서 있다. 선두 울산(승점 69)은 2위 전북(승점 64)에 5점 앞서 있다. 8일 전북과의 ‘현대가 더비’가 트로피의 향방을 가를 수 있다. 울산은 전북을 꺾으면 3경기를 남긴 상황에서 승점을 8점 차로 벌리며 리그 우승의 9부 능선을 넘을 수 있다.
전북 입장에선 울산전이 추격의 불씨를 살릴 절호의 기회다. 만약 전북이 승전고를 울린다면, 승점 차는 2로 좁혀진다. 전북이 최근 몇 시즌 간 선보인 대역전극의 발판을 마련할 수 있다.
이번 2연전에서 울산과 전북의 시즌 성패가 갈린다.(사진=프로축구연맹) 승부는 쉽사리 점칠 수 없다. 울산은 전북과 통산 107차례 맞대결에서 38승 29무 40패를 기록했다. 2022시즌에도 1승 1무 1패로 호각세다. 다만 울산의 꾸준함이 빛났다. 탄탄한 빌드업 체계를 구축한 울산은 지난 3월 선두에 오른 뒤 한 번도 자리를 내준 적이 없다.
지난해 K리그1 역사상 최초로 5연패를 이룬 전북은 시즌 초반 11위까지 추락하는 고초를 겪었다. 6월 2위에 오른 후 계속해서 울산을 추격 중이지만, 저조한 경기력으로 질타받았다. 최근 기세는 맹렬하다. 리그 4연승·7경기 무패(4승 3무)를 질주 중이다. 바로우 중심의 ‘화공(화끈한 공격)’이 살아났다.
과거 울산과 전북에서 뛴 김형범 해설위원은 “전북은 2연전에 모든 것을 걸어야 한다. FA컵을 통해 분위기를 반전할 수 있다. 컵대회에서 추격의 발판을 만들어야 한다. 리그 경기가 3일 뒤에 있어 (패배 시) 여파가 더 클 것”이라고 말했다.
김형범 해설위원은 “결승전 같은 느낌이다. 울산이 중원을 장악하고, 전북은 역습을 준비할 것이다. (양 팀 모두) 조심스러운 경기 운영보단 공격적인 선택을 많이 해야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다”고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