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 BIFF] 연결의 따뜻함… ‘부국제’ 모하게흐 감독 ‘바람의 향기’로 힘찬 시동(종합)

하디 모하게흐 감독이 5일 오후 부산 해운대구 영화의전당 중극장에서 진행된 제27회 부산국제영화제 개막작 영화 '바람의 향기' 기자회견에 참석해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부산국제영화제가 코로나19의 여파로 일부 오프라인으로 축소 진행됐지만, 올해는 3년 만에 사회적 거리두기 없이 정상 개최된다. 부산=서병수 기자 [e-mail] /2022.10.05.

영하 '바람의 향기' 스틸. 사진=부산국제영화제 제공

약 3년만에 정상화돼 돌아온 ‘제27회 부산국제영화제’가 개막작 ‘바람의 향기’로 힘찬 시작을 알렸다.

 
5일 부산 해운대구 영화의전당 중극장에서 ‘제27회 부산국제영화제’ 개막작 ‘바람의 향기’ 언론 시사 및 기자회견이 진행됐다. 이 자리에는 하디 모하게흐 감독이 참석했다. 허문영 집행위원장이 모더레이터로 기자회견을 이끌었다.
 
‘바람의 향기’는 인간의 선의에 대한 작품이다. 이란의 어느 외딴 시골 마을을 배경으로 전신 마비 상태의 아들을 간호하는 하반신 장애 남자의 소소한 이야기를 그린다. 어느 날 이 집에 전기가 끊기고 전력 담당자가 이곳을 찾는다. 그리곤 고장이 난 부품을 교체하기 위해 곳곳을 돌아다닌다.

영화 '바람의 향기' 스틸. 사진=부산국제영화제 제공

코로나19로 인한 팬데믹으로 전 세계는 오랫동안 서로 연결되지 못 했다. ‘부산국제영화제’를 비롯해 세계 유수의 영화제들이 규모를 대폭 축소하거나 온라인으로 만남을 대신했다. 이런 어두운 시기를 뚫고 약 3년 만에 돌아온 ‘부산국제영화제’이기에 개막작 ‘바람의 향기’가 주는 여운은 그 어느 때보다 남다르다.
 
‘바람의 향기’는 어려움에 빠진 이들을 외면하지 않고 도움의 손길을 내미는 사람들에 대한 영화다. 어쩌면 별것 아닐 이들의 선의를 통해 장애물에 봉착한 영화 속 등장인물들은 느리지만 이뤄야 할 일들을 완수해나간다.

하디 모하게흐 감독이 5일 오후 부산 해운대구 영화의전당 중극장에서 진행된 제27회 부산국제영화제 개막작 영화 '바람의 향기' 기자회견에 참석해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부산국제영화제가 코로나19의 여파로 일부 오프라인으로 축소 진행됐지만, 올해는 3년 만에 사회적 거리두기 없이 정상 개최된다. 부산=서병수 기자 [e-mail] /2022.10.05.

지난 2015년 영화 ‘아야즈의 통곡’으로 ‘부산국제영화제’에서 뉴커런츠상, 국제영화비평가연맹상을 받았던 하디 모하게흐 감독은 ‘바람의 향기’로 다시 한번 부산의 영화 팬들과 만나게 됐다. 모하게흐 감독은 “이번에 부산에 와서 마치 집에 돌아온 것 같은 기쁨을 느꼈다. 한국분들은 누구와 비교할 수 없는 예의 바른 환대를 통해 나를 환영해줬다. 굉장히 따뜻한 느낌을 받았다”고 인사했다.
 
또 “‘부산국제영화제’는 단순한 페스티벌이 아니라 모든 인간이 느끼는 깨끗한 영혼을 보여줄 수 있는 페스티벌”이라며 “이런 페스티벌에 함께할 수 있게 돼 영광”이라고 밝혔다.

사진=부산국제영화제 제공

개막작으로 선정된 소감을 묻는 질문에는 “사실 나도 궁금하다”며 허문영 집행위원장에게 마이크를 넘겼다. 허 집행위원장은 “단순하다. 영화가 너무 좋기 때문”이라고 답했고, 모하게흐 감독은 “당신이 좋아하는 방식 그대로 나도 이 영화를 좋아한다”며 재치 있게 화답했다.
 
두 번째나 자신의 연출작으로 부산을 찾게 된 감독은 “‘부산국제영화제’가 이란 영화계 발전에 큰 도움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부산국제영화제’는 항상 예술 영화가 자유롭게 숨 쉴 수 있도록 균형을 준다. 단순히 스토리텔링만 있는 영화뿐 아니라 예술 영화에도 자유를 주고 바람을 불어 넣어준다. 그게 이란 영화에 매우 중요하다. 이란 영화 산업의 모두는 ‘부산국제영화제’를 무척 좋아하고 참여하고 싶어한다”고 설명했다.
 
‘바람의 향기’ 시사로 문을 활짝 연 ‘제27회 부산국제영화제’는 오는 14일까지 이어진다.
 
정진영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