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양한 이유로 고객이 찾아가지 않은 보험금을 보험사가 보유하고 있는 액수가 점점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보험사는 또 이를 분리하지 않고 자산으로 운용해 이익을 내고 있었다. 휴면보험금 규모는 8293억원이나 된다.
6일 강민국 의원이 금융감독원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국내 보험사가 보유하고 있는 휴면보험금은 올해 7월 말 기준 144만8182건으로 8293억원에 달했다.
업권별로는 생명보험이 6054억원(88만7651건)으로 전체 휴면보험금의 73.0%를 차지했고, 손해보험은 2239억원(55만8531건)이었다.
회사별로 보면 생명보험업권에서는 삼성생명이 1550억원으로 가장 많았고, 한화생명(794억원), NH농협(610억원) 등이 뒤따랐다. 손해보험업권에서는 삼성화재가 289억원, 한화손해보험 285억원, 현대해상 284억원 등이었다.
특히 보험사들이 보유한 휴면보험금 가운데 고객이 정상적으로 찾을 수 있는 보험금이 71.2%인 5903억원에 달했다. 71.0%의 고객이 보유 사실을 알지 못해 휴면보험금을 찾아가지 않고 있었다.
국내 보험사 보유 휴면보험금 규모는 매년 증가하고 있다.
연도별 휴면보험금은 2018년 말 4827억원(97만2046건), 2019년 말 5937억원(128만5403건), 2020년 말 6497억원(136만5277건), 2021년 말 7279억원(141만5116건)으로 늘었다.
이에 보험사들이 휴면보험금을 고객에게 돌려주려는 노력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게다가 휴면보험금을 기타 자금과 구분하지 않고 운용하고 있어 개선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있다.
실제로 강 의원실이 금감원을 통해 보험업권에 '휴면보험금 현금보관, 예금보관, 투자, 이자 수익 현황' 제출을 요구한 결과 "각 보험사는 휴면보험금 규모를 별도 관리하고 있으나, 해당 금액을 별도로 분리해 운용하지 않아 휴면예금 및 현금 보관현황과 이자수익 내역을 산출할 수 없다"는 답변이 돌아온 것으로 알려졌다.
강 의원은 고객이 있는 수천억원의 휴면보험금을 보험사들이 보유하면서도 투명하게 관리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예금·자산운용 등으로 이익을 늘리는 데 활용하고 있음에도 관리 감독의 사각지대에 놓였다는 것이다.
강 의원은 "보험사들이 휴면보험금을 별도의 계정으로 관리하지 않은 채 여러 경로로 수익을 올리고 있는 실태를 금감원이 점검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금융위원회는 보험사들이 휴면보험금을 통해 자산을 운영할 경우 이를 별도의 계정을 두어 관리하도록 하고, 그 이자를 고객에 돌려주거나 서민금융진흥원에 전액 출연하도록 법·규정 개정을 검토해야 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