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명보 울산 현대 감독이 친정팀인 포항 스틸러스를 꺾고 우승에 성공할 지 관심을 끈다. [사진 프로축구연맹] 홍명보(53) 프로축구 K리그1(1부) 울산 현대 감독이 ‘포항 징크스’를 떨쳐낼 준비를 마쳤다.
울산은 11일 포항 스틸러스와 K리그1 2022 36라운드 원정 경기를 치른다. 울산은 포항을 꺾고 2005년 이후 17년 만에 정규리그 우승을 노린다. 승점 72(21승 9무 5패)로 리그 선두인 울산은 잔여 3경기를 남겨 놓은 가운데, 1승이라도 추가하면 전북(승점 64·18승 10무 7패)의 경기 결과와 관계없이 조기 우승을 확정할 수 있다.
‘포항 출신’인 홍명보 울산 감독은 친정팀을 상대로 우승 조기 확정에 도전한다. 홍명보 감독은 선수 시절 국내 프로축구 K리그에서는 포항 유니폼만 입었다. 데뷔 시즌인 1992년부터 일본 프로축구 J리그로 이적하기 전인 1997년까지 포항에서 뛰었다. 일본 생활을 마치고 국내로 복귀할 때도 포항 유니폼을 입었다. 포항 시절 통산 기록은 156경기 출전해 14골·8도움이다.
중요한 일전을 치르는 울산의 상대 팀이 호락호락하지 않다. 울산은 부담스러운 포항 징크스를 극복해야 하는 과제를 안았다. 포항 징크스란 울산이 리그 또는 클럽대항전에서 결정적일 때마다 동해안 라이벌팀 포항에 발목이 잡혔던 기억을 뜻한다.
2013시즌부터 울산과 포항의 악연이 깊어졌다. 당시 울산은 정규리그 종료 즈음까지 선두를 지켰고, 포항은 2위에 자리했다. 공교롭게도 양 팀은 최종 라운드에서 맞붙었다. 무승부만 기록해도 우승할 수 있었던 울산이 후반 추가 시간 결승 골을 허용하며 0-1로 졌다. 포항은 역전 우승에 성공했고, 적지에서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울산은 눈물을 훔쳤다.
악연은 계속됐다. 포항이 우승권과 멀어진 사이, 울산은 계속해서 정상의 자리에 도전했다. 하지만 포항은 울산이 우승을 차지하도록 그냥 두지 않았다. 2019시즌 울산은 리그 마지막 경기에서 포항에 1-4로 패하며 전북 현대에 다득점(전북 72, 울산 71)에서 밀려 역전 우승을 허용했다. 2020시즌 리그 막바지에 포항에 0-4로 대패하며 우승에 실패했다.
홍명보 감독도 울산 지휘봉을 잡은 후 포항 징크스에 시달렸다. 지난 시즌 울산은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 4강전에서 포항에 승부차기 끝에 패배했다. 이 경기 패배로 울산은 ‘트리플(리그+FA컵+ACL)’을 놓쳤다. 홍명보 감독과 울산 선수단이 우승에 더 목마른 이유다.
홍명보 감독은 포항을 상대로 통산 3승 1무 2패를 기록했다. 올 시즌엔 1승 2패로 열세다. 첫 맞대결이었던 3월 27일 6라운드에서는 2-0 승리를 거뒀으나, 이후 두 차례 만나 모두 완패했다. 7월 2일 19라운드에서는 김승대에게 멀티 골을 내줘 0-2로 졌다. 9월 11일 31라운드에선 1-2로 역전패했다.
울산이 우승 세리머니를 할 분위기는 형성됐다. 울산은 지난 8일 경기에서 '현대가 라이벌' 전북을 2-1로 꺾고, FA컵의 준결승전 1-2 패배를 설욕했다. 우승 9부 능선을 넘으며 선수단 분위기가 최고조에 이르렀다. 마틴 아담(헝가리) 바코(조지아) 등 외국인 선수의 컨디션도 좋다. 허용준, 임상협, 김승대 등 김기동 포항 감독이 중용하는 '기동 타격대'의 선 수비 후 역습을 막아내는 게 관건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