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율 0.320(5위) 21홈런(공동 9위) 97타점(7위) OPS(출루율+장타율) 0.910(4위). KIA 타이거즈 간판타자 나성범(33)이 2022 정규시즌 남긴 성적이다. 지난해 12월 KIA와 총액 150억원(기간 6년)에 FA(자유계약선수) 계약한 나성범은 이름값에 걸맞은 활약을 정규시즌 내내 이어가며 KIA가 4년 만에 포스트시즌(PS)에 오르는 데 기여했다.
나성범은 "주변에서 내가 KIA에 와서 순위(5위)가 지난 시즌(9위)보다 올라갔다는 말씀을 해주시는데, 당연히 그건 나 혼자 만든 성과가 아니다. 그저 조금 기여했을 뿐"이라고 했다. 이어 "개인 성적도 부족했다는 생각이 든다. 후회가 남는다"며 만족하지 않는 모습을 보였다.
홈런 기록이 줄었기 때문이다. 지난 시즌(2021) 33개를 때려내며 최정(35개·SSG 랜더스)에 이어 홈런 부문 2위에 올랐지만, 올 시즌은 21개에 그쳤다. 나성범은 "나는 더 많은 홈런을 쳐주길 기대받는 선수인데, 그렇게 하지 못했다"고 말끝을 흐렸다.
타점 기록도 만족하지 못한다. 나성범은 2020·2021시즌에 이어 3년 연속 세 자릿수 타점에 도전했다. 8월까지 출전한 114경기에서 84개를 기록하며 무난히 달성할 것으로 보였다. 그러나 9월 중순부터 팀 타선이 가라앉으며 타점을 올릴 기회가 줄었고, 그도 짧은 슬럼프를 겪으며 결국 100개를 채우지 못했다.
나성범은 "솔직히 시즌 막판 타점 생산 페이스가 떨어지다 보니, 나도 조바심이 났다. 코치님들이 '편안한 마음으로 타석에 나서라'고 조언했는데도 심적으로 쫓겼다. 그렇다고 개인 기록(3년 연속 100타점) 때문에 타순 변경을 요구하는 건 바람직한 생각이 아니라고 봤다"고 돌아봤다.
9월 4~5주 차 출전한 7경기에서 타율 0.241에 그쳤던 나성범은 KIA가 10월 7경기에서 타율 0.345를 기록, KIA의 5위 확정을 이끌었다. PS를 앞두고 타격감을 다시 끌어올리기도 했다. 나성범은 "홈런을 의식하다 보면 스윙이 커질 수 있다. 팀 승리가 중요한 시점이었기 때문에 그저 출루를 많이 할 수 있는 타격에 집중했다. 타점 기록도 초연해졌다"며 웃었다.
나성범은 NC 다이노스 소속으로 뛰었던 10년(2012~2021) 동안 PS만 33경기 출전했다. PS 통산 타율 0.325(136타수 44안타) 6홈런 20타점을 기록하며 펄펄 날았다. 우승을 이끈 2020시즌 한국시리즈(KS)에서는 타율 0.458를 기록하기도 했다.
와일드카드 결정전 활약도 기대된다. 나성범은 "나와 팀 동료 모두 오랜 만에 가을 야구에 선다. KIA들의 기대가 정말 크다. KIA 유니폼을 입고 처음 나서는 만큼 새로운 마음으로 PS에 임하겠다"라는 각오를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