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팝의 해외 소비자층이 더욱 두터워지고 있다. 출발은 한국이었지만 요즘은 세계가 더 열광하는 분위기다.
국가대표 K팝 걸그룹 블랙핑크의 유튜브 콘텐츠 조회 수 가운데 한국 비중은 고작 3.7%에 불과하다. 이를 제외한 해외 비중은 96.3%로 압도적이다. 가장 큰 비중은 인도로 10%나 됐다. 태국 8.4%, 인도네시아 6.9%, 필리핀 5.8%, 멕시코 5.5%, 베트남 5.1%, 브라질 4.5%, 미국 4.1% 순으로 뒤를 이었다.
블랙핑크의 유튜브 구독자는 8210만명. 전 세계 가수 중 가장 많은 구독자를 보유했다. 어느 나라에서 K팝을 즐겨 듣는지 가늠해보기에 충분하다. 2019년 블랙핑크의 유튜브 조회수에서 국내 비중이 4.4%였던 점을 고려하면 그만큼 글로벌 팬덤이 확장됐다고 해석할 수 있다.
태국은 블랙핑크의 멤버 리사의 모국으로, 이를 발판으로 블랙핑크가 일찌감치 인기몰이에 성공한 국가다. 그러나 팬덤이 전 세계적으로 확장하면서 한국과 태국 같은 연고지 외에도 다양한 국가에서 사랑받는 데 성공했다. 이런 현상은 다른 그룹도 다르지 않다. 주요 그룹의 유튜브 조회 수를 보면 아이브 24.6%, 뉴진스 36.9%, 르세라핌 17.8%, 에스파 21.2%, 트와이스 6.2%가 국내 비중이었다. 아이브, 뉴진스, 르세라핌은 데뷔 1년이 안 된 않은 신인이라 상대적으로 해외 활동이 적었음에도 글로벌 비중이 더 높다.
데뷔 7주년을 맞은 트와이스는 연차에 맞게 팬덤의 글로벌화를 자랑하며 해외 비중이 93.8%에 달했다. 일본인 멤버가 3명이나 있는 만큼 일본에서 큰 인기를 누려 21.8%나 되는 점도 눈길을 끌었다.
해외의 비중이 확대됨에 따라 소속사들이 해외 시장을 적극 노리고 있다. 2016년 K팝 음반 수출 대상국은 21개국에 불과했다. 올해는 95개국으로 4배 이상 증가했다.
르세라핌과 프로미스나인 등이 입점한 팬 커뮤니티 위버스에서는 주요 공지사항을 한국어, 영어, 일본어, 중국어 등 4개 국어로 안내하고 있다. 신곡을 낼 때도 해외 시장을 겨냥, 영어 가사의 비중을 늘리는 경향도 늘고 있다. 소속 멤버들의 국적도 다양해지고 있다. 에스파의 닝닝, 빌리의 츠키와 하루카, 아이브의 레이, (여자)아이들의 민니와 우기, 슈화, 케플러의 샤오팅과 마시로, 히카루, 휴닝바히에 등 그룹별 떠오르는 외국인 멤버만 꼽아도 상당하다.
아시아를 넘어 미국, 유럽 등 전 세계로 활동 영역을 넓힌 K팝과 외국인 멤버에 대한 심리적 경계선이 무너진 대중의 인식이 외국인 멤버의 약진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각 팀의 외국인 멤버들은 국내외 시장에 특화된 실력과 매력을 무기로 입지를 넓혀가고 있다. 새로운 흐름 속 다양한 조건이 맞아떨어져 탄생한 새로운 변화로 보기에 충분하다.
탄탄한 실력과 비주얼, 완성도 높은 음악까지 갖춘 K팝이 전 지구를 매료시키며 날로 몸집을 불리고 있다. 기획사들은 K팝의 글로벌화에 발맞춰 다양한 변화를 시도 중이다. K팝이 아직 성장 중인 만큼 이러한 변화가 불러올 K팝 시장은 어떤 모습일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