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공개(IPO)를 추진 중인 온라인 장보기 플랫폼 마켓컬리가 각종 철회설로 몸살을 앓고 있다. 상장까지 약 3개월의 시간이 남아있고, 대표이사를 비롯한 투자자들도 IPO를 향한 의지를 보이고 있는 상황에서 '철회가 확정적'이라는 근거 없는 내용의 소문이 떠돌자 운영사인 컬리 측도 난감한 분위기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컬리는 지난 8월 22일 한국거래소 유가증권시장 상장 예비 심사를 통과했다. 3월 28일 상장 예비 심사를 청구한 지 약 5개월 만이다. 상장 적격 판정을 받은 컬리는 6개월 이내에 상장 절차를 마무리 짓기 위해 부지런히 달리고 있다. 그런데 최근 일부에서 컬리의 상장 철회 확정설이 돌았다. 현재 우크라이나와 러시아의 전쟁 및 금리 인상 여파로 상장 시장 분위기가 좋지 않다는 것이 그 이유였다. 상장 전 지분투자 단계에서 2500억원을 유치하며 4조원 대로 평가됐던 컬리의 기업 가치가 절반 수준으로 떨어졌다는 것도 철회설의 배경이 됐다.
컬리 측은 사실무근이라는 입장이다. 컬리 관계자는 이날 "투자자와 창업주 등 그 누구도 상장 철회를 고려한 바가 없고, 관련한 논의를 한 적도 없다"며 "주요 투자자 역시 대부분 해외 벤처캐피털(VC)로 국내에 그런 말이 전달되거나 흘러나올 수도 없는 여건"이라고 일축했다.
컬리는 김 대표를 제외하고 힐하우스캐피탈(11.89%)과 세콰이어캐피탈(10.19%), DST글로벌(10.17%), 아스펙스캐피탈(8.48%), 오일러캐피탈(6.73%) 등이 주요 VC로 참여하고 있다. 대부분 장기투자자로 외부 시장 환경에 따른 기업 가치 등락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편이다.
컬리 측은 회사와 관계없는 외부 IB 업계 인사들의 추측이 와전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올해 들어 IPO 시장이 위축되면서 SK쉴더스, 원스토어, CJ올리브영 등 대기업 계열사가 상장을 철회했는데, 마켓컬리도 결국 같은 선택을 하지 않겠느냐는 일종의 예상이라는 것이다. 컬리 관계자는 "상장까지 약 석 달의 시간이 남았다. 그동안 외부 여건이 달라질 수도 있고, 더 좋은 상황이 마련될 수 있다는 뜻에서 시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부연했다. 상장을 향해 나아가기로 결정한 데다가 시간적인 여유도 있는데 벌써 철회를 거론하는 건 상식에 맞지 않는다는 설명이다.
상장과 관련한 확인되지 않은 소문이 떠도는 사이 마켓컬리는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마켓컬리는 2015년 29억원이었던 매출이 지난해 1조5614억원으로 530배 이상 성장했다. 누적 고객도 지난해 12월 기준 1000만명을 넘어섰다. 고객 충성도를 확인할 수 있는 지표인 재구매율 역시 2019년 61.2%에서 지난해 75%까지 뛰었다. 온라인을 기반으로 하는 업체들의 고객 이용률을 확인할 수 있는 월활동이용자 수(MAU)도 지난 6월 356만명을 기록했다. 이는 경쟁사인 대기업 롯데ON(164만명)을 크게 웃도는 수준이다.
IB 업계는 컬리의 공모 시기인 올해 12월에서 내년 1월까지의 시장 상황이 중요하다고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컬리는 상장 예비 심사를 청구한 지난 3월부터 '보류' '철회' 등의 다양한 소문에 시달렸지만, 결국 상장 적격 판정을 받았다"며 "본사는 '철회는 사실이 아니다'고 하는데, 외부에서 다른 말이 나오는 상황이다. 결국 내년 초에 가야 결과를 알 수 있다"고 전망했다.
컬리 관계자는 "마켓컬리는 상장 적격 판정을 받고 좋은 결과를 얻기 위해 열심히 준비 중"이라며 "상장 최적 시점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