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움은 17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KT와 준플레이오프(준PO·5전 3승제) 2차전을 0-2로 패했다. 전날 열린 1차전 승리로 기선 제압에 성공했지만 2차전 패배로 시리즈 전적 1승 1패를 기록했다.
이날 키움은 선발 에릭 요키시가 6이닝 6피안타 2실점으로 비교적 호투했다. 1회 2실점을 극복하고 나머지 5이닝을 무실점으로 틀어막아 퀄리티 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를 달성했다. 하지만 타선이 KT 선발 벤자민(7이닝 5피안타 1사사구 9탈삼진 무실점)에 꽁꽁 묶였다.
벤자민은 자타공인 키움의 천적이었다. 올 시즌 키움전에 4경기 선발 등판, 2승 무패 평균자책점 0.78을 기록했다. 홍원기 키움 감독은 준PO 2차전에 앞서 "1년 동안 힘들게 상대했지만, 단기전은 모른다. 단기전은 분위기가 한순간에 바뀔 수 있다"며 "타자들이 충분히 공략할 수 있는 컨디션이다. 결과를 속단하기 이른 거 같다"고 말했다.
하지만 홍 감독의 바람과 달리 벤자민은 준PO에서도 키움전 초강세를 이어갔다. 키움은 4회 말 1사 후 이정후의 안타가 나오기 전까지 노히트 노런으로 끌려갔다. 이정후와 김혜성의 연속 안타로 힘겹게 1사 1·2루 찬스를 잡았지만 야시엘 푸이그와 김태진이 연속 헛스윙 삼진으로 물러났다. 5회 말과 6회 말에는 탈삼진 4개를 헌납했다. 7회 말 2사 후 이지영과 대타 전병우의 연속 안타로 2사 1·2루 주자를 쌓았지만, 송성문이 유격수 땅볼로 물러났다. 벤자민은 투구 수 100개를 기록한 뒤 8회 불펜으로 교체됐다.
키움 타선은 3회와 7회를 제외한 매 이닝 삼진이 기록됐다. 직구로 유리한 볼카운트를 선점한 뒤 결정구로 슬라이더를 섞는 벤자민의 패턴에 속수무책으로 당했다. 탈삼진 9개 중 6개(직구 1개, 커브 1개, 체인지업 1개)의 결정구가 슬라이더였다. 준PO를 앞두고 '벤자민 공략법'에 고심을 거듭했지만, 결과는 참패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