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대만 TSMC와 미국 엔비디아에 밀려 글로벌 반도체 시가총액 3위로 내려앉았다.
24일 전국경제인연합회(이하 전경련)에 따르면 2018~2022년 한국 반도체 기업들의 글로벌 시총 순위는 전부 떨어졌다.
2018년 이후 삼성전자가 1위에서 2계단, SK하이닉스는 4계단 추락했다.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TSMC가 1위, 팹리스(반도체 설계) 엔비디아가 2위에 올랐다.
SK하이닉스는 2018년 10위였지만 19위였던 팹리스 AMD 등에 추월당해 14위에 머물렀다. 시총은 기업 성장성과 경쟁력의 종합지표다.
100대 기업 중 '칩4'(한국·미국·대만·일본)에 속한 기업은 48개사로 절반에 육박했는데 우리나라는 3곳(삼성전자·SK하이닉스·SK스퀘어)뿐이다. 미국 28개사·대만 10개사·일본 7개사로 집계됐다.
중국 기업은 42개사로 칩4 기업을 다 합친 48개사를 턱밑까지 추격했다. 2018년 대비 2021년 연평균 매출 증가율은 26.7%로 다른 나라 기업보다 성장성이 약 3.3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영업현금흐름 대비 설비투자 비율도 124.7%로 2.6배 더 높았다. 거대한 내수시장과 정책적 지원을 바탕으로 빠르게 몸집을 키운 것이라는 분석이다.
한국의 매출액 순이익률은 2018년 16.3%에서 2021년 14.4%로 1.9%포인트(p) 감소했지만, 미국과 일본, 대만은 각각 3.9%p, 2.0%p, 1.1%p 상승했다. 우리나라 기업들은 시총 순위도 밀리고 수익성도 저하됐다.
유환익 전경련 산업본부장은 "주요국은 반도체 산업 패권 장악을 위해 국가 차원에서 투자 유치와 지원에 적극적으로 나섰는데, 우리나라도 반도체 산업 우위를 유지하려면 시설투자 세액공제율을 미국처럼 25%로 높이는 등 공세적인 정책을 펼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정길준 기자 kjkj@edail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