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야수 김인태(28·두산 베어스)가 이승엽 감독의 강훈련과 함께 다시 한번 주전 도약의 기회를 노린다.
두산은 17일부터 이천 베어스파크에서 마무리 훈련을 진행 중이다. 본래 마무리 훈련은 2군 선수들이나 부진했던 선수들이 중심이 된다. 지난 7년 동안 한국시리즈에 올랐던 두산은 1군 선수들 대부분이 가을야구를 준비하느라 정식 마무리 훈련을 치르지 않았지만, 올해는 달랐다. 창단 처음으로 정규시즌 9위에 머물렀고, 1군 라인업에도 2군을 오가는 선수들이 여럿 등장했다. 8년 만에 가을에 비어있는 시간을 얻은 두산은 마무리 훈련을 열어 일부 고참들을 제외한 대부분의 선수가 참가했다.
특히 훈련을 통해 기본기를 닦길 원했던 이승엽 감독의 존재감이 컸다. 훈련 첫 턴 동안 이천으로 출퇴근했던 이승엽 감독은 24일부터 이천에 짐을 풀고 본격적으로 훈련 지도에 매진했다. 아침 9시부터 시작되는 훈련은 밤 6시 반에 시작하는 야간 훈련까지 치열하게 진행된다.
이번 훈련에 참여한 이들 중 가장 눈에 띄는 이름은 단연 김인태다. 천안북일고를 졸업하고 2013년 1라운드로 두산에 입단했던 그는 지난해 드디어 1군에서 자신의 자리를 만들었다. 133경기에 출전해 418타석을 소화, 주전 야수에 버금가는 활약을 펼쳤다. 타율 0.259 출루율 0.373 장타율 0.378로 출루율을 제외하면 활약했다고 말하기 조금 부족했지만, 팀에 필요한 자리를 채워주며 한국시리즈 진출에 힘을 보탰다.
박건우(NC 다이노스)가 FA(자유계약선수)로 이적한 올 시즌 주전으로 성장할 기회를 얻었지만, 잡지 못했다. 4월 페이스가 좋았지만, 햄스트링 부상을 입고 이후 페이스를 되찾지 못했다. 83경기 타율 0.247에 그쳤다.
기대했던 만큼 아쉬운 시즌이었고, 김인태는 이승엽 감독 밑에서 맹훈련으로 재도전을 다짐하고 있다. 24일 이천에서 만난 김인태는 "이승엽 감독님을 처음 만난 자리에서 저보고 좌중간을 바라보고 쳤으면 좋겠다고 하시더라. 평소에도 다른 지도자분들께 들었던 말이지만, 오시자마자 그 이야기를 하시니 머릿속에 더 박히는 것 같았다"고 첫 만남을 떠올렸다.
지도자 이승엽은 처음 만나지만, 선배 이승엽은 김인태에게 특별하다. 김인태는 "우리 감독님이라는 사실이 신기하다. 고향이 대구였고 감독님이 선수로 한창 야구를 잘하실 때 감독님을 보면서 컸다. 은퇴하시기 전 같은 그라운드에서 뛸 때도 1루에 감독님이 계시면 정말 신기했다. 그런 분이 감독으로 오시기 정말 신기하기도 하고, 시간이 날 때마다 질문도 한다. 감독님이 아시는 걸 내가 빼 와야 좋은 것 아니겠나"라고 기뻐했다.
훈련량에 대해서는 이미 단단히 각오하고 있다. 김인태는 "감독님이 선수 시절부터 훈련량을 많이 말씀하신 걸 익히 들었다. 강조하신 것도 알고 있다. 나도 훈련 스케줄을 많이 잡아서 많이 하는 게 아니다. 올 시즌 작년보다 좋은 성적을 내야 했는데 결과적으로 그러지 못했다. 시즌이 끝날 때 '좀 더 노력해야겠다'라고 생각했다. 마침 감독님께서도 양을 많이 강조하셨다. 양과 질을 모두 높일 수 있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 이어 "올 시즌 초반에 나름 준비한 대로 잘 됐다고 생각했는데 잘 안 되었다. 다친 것도 있지만 핑계다. 훈련량이 부족했다고 생각한다. 감독님도 양을 강조하시니 비시즌에도 계속 노력하겠다. 훈련량을 많이 주신 만큼 내년 성적으로 보답 받겠다"고 다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