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 창원 LG 이재도(31·1m80㎝)는 리그를 대표하는 ‘공격형 가드’다. 탁월한 돌파와 준수한 슛 능력을 앞세운 이재도는 최근 세 시즌 연속 평균 두 자릿수 득점을 해냈다. 올 시즌에도 개막 4경기에서 경기당 평균 17.5점을 기록 중이다. 개인 득점 부문 리그 6위다. 이재도는 팀 공격의 시발점 역할을 맡는 포인트 가드이지만, 팀 내에서 득점력이 가장 높다.
이재도는 일간스포츠와 통화에서 “코트에서 뛰는 시간이 많은 만큼 득점 기록이 자연스럽게 따라오고 있다”라며 “원래 내가 가진 장점은 공격력이다. LG 전력이 좋은 편이 아니지 않나. 팀에서 중심을 잡아줘야 하는 내가 팀원들에게 많은 힘을 실어줘야 한다고 생각했다. ‘1라운드부터 내가 공격을 주도하자’는 생각이 많은 득점으로 연결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재도는 가드 듀오인 이관희(34)가 부진한 가운데, 팀의 리딩과 공격까지 이끌고 있다. 이관희는 4경기에서 평균 4점으로 침묵하고 있다. 이재도는 “관희 형은 팀의 주축이다. 그의 기량에 의심이 없다. 시기의 문제라고 보고 있다. 조만간 정상으로 올라올 것”이라며 코트에서 흔들림이 없어야 하는 게 내 역할이다. 책임감 있게 행동하려고 한다”고 했다.
이재도는 부진한 경기력으로 시즌을 출발했다. 그는 지난 16일 서울 삼성과 개막 경기에서 단 4득점에 그쳤다. 팀도 62-65로 패했다. 이재도에게 이 경기는 동기부여가 됐다. 그는 “내가 공격에 신경을 더 써야 팀이 더 잘 된다는 걸 느꼈다. 팬들은 나에 대해 ‘공격을 잘하는 이재도’로 알고 있다. 공격도 잘하는 본연의 모습을 보여주는 게 팀과 나, 팬들을 위한 것임을 깨달았다”고 했다.
이재도는 삼성과 개막 경기 이후 3경기에서 평균 22점을 몰아쳤다. 지난 24일 수원 KT와 홈 경기에서는 3점 슛 성공 3개를 포함해 올 시즌 최다 24점을 기록했다. 경기 후반에만 17점을 넣는 등 승부처에서 강한 모습을 보였다. 이재도는 “후배들에게 무거운 짐을 지게 하는 것보다 내 손으로 해결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이게 맞는 그림이지 않는가”라고 했다.
이재도가 득점만큼 신경을 쓴 건 턴오버 개수였다. 개막 3경기에서 모두 턴오버를 기록했던 이재도는 KT와 경기에서는 턴오버가 없었다. 이재도는 “직전 고양 캐롯과 경기에서 턴오버 5개를 했다. 무책임한 플레이였다. KT전에선 조금 더 안정적으로 경기에 집중했다. 앞으로 이러한 경기력을 보여야 팀원들이 가드인 나를 믿고 플레이하지 않을까 싶다”고 돌아봤다.
지난 시즌 LG는 개막 4연패에 빠졌다. 결국 최종 순위 7위로 6강 플레이오프(PO) 진출에 실패했다. 올 시즌엔 개막 4경기에서 2승 2패다. 개막 전 받았던 평가에 비해 나쁘지 않은 성적이다. 이재도는 “앞으로 50경기가 남았다. 팽팽한 ‘시소게임’도 나올 것이고, 누구나 다 피하고 싶은 경우도 있을 것이다. 그런 상황에서도 계속 도전하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