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트윈스 주장 오지환(32)이 정규시즌 최종전에서 남긴 당부다. 그의 메시지는 잘 전달됐지만 조금 부족했다.
LG는 지난 25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키움 히어로즈와의 플레이오프(PO) 2차전에서 6-7로 석패했다.
초반부터 분위기를 내준 경기였다. 아담 플럿코가 1과 3분의 2이닝 8피안타 6실점으로 조기 강판됐다. 단기전의 특성을 고려하면 따라잡기 쉽지 않는 점수 차다.
하지만 LG는 3회 말 채은성의 2루타로 추격을 알렸다. 이어 5회 김현수의 1타점 적시타, 오지환의 1타점 희생 플라이로 4-7까지 따라붙었다. 이어 문보경-홍창기-유강남의 3연속 볼넷으로 5-7을 만들었다. 1사 만루에서 대타 이재원의 희생 플라이로 6-7, 턱밑까지 추격했다. 하지만 거기까지였다. 더 이상 득점에 실패하며 고개를 떨궜다.
오지환은 6-5로 승리한 지난 11일 KT 위즈와의 홈 경기에서 결승타의 주인공이다. 당시 말 대신 행동의로 강렬한 메시지를 전해, 주장의 품격을 보여줬다.
앞서 정규시즌 2위로 PO 직행을 확정한 LG로선 부상 방지 차원에서라도 이 경기서 총력전을 펼칠 이유가 없었다. 하지만 상대 팀 KT가 이날 승패에 따라 최종 순위 3·4위가 결정나는 만큼 LG는 오해의 소지를 차단하기 위해 베스트 라인업을 가동했다.
LG는 4-5로 뒤진 9회 말 서건창-홍창기-박해민의 3연속 안타로 무사 만루 찬스를 만들었고, 1사 후 채은성의 희생 플라이로 동점에 성공했다. 이어 오지환이 2사 1·2루에서 KT 마무리 김재윤으로부터 우익수 키를 넘기는 끝내기 안타를 터트렸다.
오지환은 "정규시즌 마지막 홈 경기여서 선수들 모두 '꼭 이기고 싶다'는 마음이었다"고 했다. 그리고 가슴 속에 품은 한 마디를 꺼냈다. 오지환은 "어린 친구들이 정말 포기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며 "단기전은 순간순간 안 될 것 같다는 생각하면 (승리욕을) 놓아버리는 것 같더라. 어떤 순간이든 포기하지 말자고 어린 선수들에게 얘기해주고 싶다. 포기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단순한 1승, 최종전의 의미를 떠나 포스트시즌을 앞두고 그가 후배들에게 꼭 전하고 싶은 메시지였다.
LG는 한 점 차로 이날 졌지만, 포기하지 않는 모습을 보여줬다. 마지막까지 분위기 싸움을 했다. 류지현 감독은 "플럿코가 뜻하지 않게 조기 강판돼 경기를 어렵게 끌고 갈 수밖에 없었다. 그런 와중에도 불펜과 야수진이 끝까지 최선을 다해 박수를 쳐주고 싶다"라고 격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