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시장이 사상 최악의 거래 침체에 빠진 가운데 지난달까지 서울 아파트 거래량이 1만건에도 못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집을 팔려고 내놔도 팔리지 않자 매매를 전세로 돌리면서 매물은 줄고, 전월세 매물은 급증하고 있다.
26일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9월까지 서울 아파트 거래량(신고건수 기준)은 9821건에 그쳤다. 1∼9월 누적 거래량으로 지난해 3만7306건의 26.3%, 2020년 6만2888건의 15.6%에 불과하다. 이는 2020년 6월과 7월 서울 아파트 거래량이 각각 1만5623건, 1만655건에 달하던 것과 비교해 한달 치 거래량도 안되는 수준이다.
9월 거래량은 26일 현재 604건으로, 아직 신고기간이 이달 말까지로 남아 있지만 추석 연휴가 끼어 있던 전월(674건) 거래량과 비슷하거나 소폭 웃도는 선에 그칠 전망이다. 주택 거래 시장은 정부의 대출 중단 등 규제 강화와 계속되는 금리 인상으로 지난해 말부터 최악의 상황을 맞고 있지만 좀처럼 회복되지 않고 있다.
이달에도 한국은행이 빅스텝(기준금리 0.5%p 인상)을 단행하면서 10월 거래량은 현재까지 200건에 그쳐 거래 절벽은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거래 침체로 인해 서울 아파트 매물은 오히려 줄어들었다. 부동산빅데이터업체 아실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매물은 한달 전 5만9449건에서 현재 5만8500건으로 1.6% 감소했다. 반면 전월세 물건은 한달 전 6만1356건에서 현재 7만4846건으로 21.9% 증가했다.
집을 내놔도 팔리지 않자 전월세로 돌려 내놓는 것이다. 그러나 전세 역시 거래가 적체되긴 마찬가지다.
국토연구원이 25일 발간한 '부동산 거래활동 파악과 지표 발굴 연구' 자료에 따르면 주택이 시장에 매물로 나온 이후 계약되기까지 소요되는 기간이 올해 상반기 4개월이 넘는 17.9주가 걸린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해 상반기 13.3주, 지난해 하반기 14.0주에서 크게 늘어난 것이다. 전세거래 역시 지난해 상반기 8.1주에서 하반기 9.5주, 올해 상반기에는 9.8주가 걸린 것으로 조사됐다. 월세는 금리 인상 여파로 선호도가 높아지며 지난해 하반기 9.3주에서 올해 상반기에는 8.6주로 감소했다. 서지영 기자 seojy@edail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