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월드시리즈가 시작도 하지 않았지만, 메이저리그(MLB) 스토브리그가 벌써부터 뜨겁다. '홈런왕' 애런 저지(30)의 행선지가 월드시리즈 우승만큼 시선을 모으고 있다.
저지는 올 시즌 역대 최고 수준의 타격을 선보였다. 시즌 157경기에 출장해 타율 0.311 62홈런 131타점 16도루 OPS(출루율+장타율) 1.111을 기록했다. 61년 전 로저 매리스(뉴욕 양키스)가 세웠던 아메리칸리그 최다 홈런 기록 61개를 경신했다. 약물 이력이 없는 타자 중 가장 많은 홈런 기록이다.
저지의 완벽했던 시즌은 아메리칸리그 챔피언십 시리즈에서 마무리됐다. 동부 지구 우승을 달성한 소속팀 양키스는 디비전 시리즈에서 클리블랜드 가디언스를 꺾었지만, 휴스턴 애스트로스에게 0승 4패로 지고 가을을 마감했다. 2017년 양키스에서 데뷔해 신인왕을 탄 후 줄곧 양키스로 뛰었던 저지도 소속 팀이 없는 FA(자유계약선수) 신분이 됐다.
저지는 이미 시즌 전 양키스와 연장 계약 논의를 나눴으나 결과를 얻지 못했다. 양키스가 7년 2억 1350만 달러(약 3052억원)를 제안했으나 저지가 이를 거절했다. 양키스는 나이가 있고 부상 이력이 있던 저지를 고평가하지 않았다. 그러나 저지는 '역대급' FA로이드 시즌으로 자신의 가치를 최고조로 끌어올렸다.
벌써 여러 빅마켓 팀들이 저지를 영입하고자 한다는 이야기가 흘러나온다. 소속팀 양키스는 물론 포스트시즌에서 조기 탈락한 LA 다저스, 고향팀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가 영입 의사가 있다는 보도가 이어지고 있다. MLB.com의 마크 파인샌드는 "다저스가 저지 영입을 진지하고 고려하고 있다"며 "저지가 오면 기존 우익수인 무키 베츠가 2루수로 갈 수도 있다"고 전했다.
저지의 고향과 가장 가까운 샌프란시스코의 관심은 더 뜨겁다. 캘리포니아주 린든에서 자란 저지는 어린 시절 샌프란시스코를 응원했다고 전해진다. NBC 스포츠 베이에어리어는 26일(한국시간) "샌프란시스코가 저지를 데려오기 위해 무엇이든 할 것"이라고 전했다. 또 다른 매체 뉴저지닷컴은 "샌프란시스코가 필요한 만큼 저지에게 돈을 줄 것이다. 샌프란시스코가 저지를 못 잡는다면 돈 때문은 아닐 것"이라고 돈 싸움이 벌어질 것이라 예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