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KBO리그 포스트시즌 키움 히어로즈와 LG 트윈스의 플레이오프 3차전이 27일 오후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렸다. 7회말 2사 임지열에 이어 이정후가 백투백 솔로홈런을 치고 홈인해 기뻐하고 있다. 고척=김민규 기자 2019년 키움 히어로즈는 '언더독'이었다. 정규시즌 3위로 가을야구에 진출한 뒤 준플레이오프(준PO)와 플레이오프(PO)에서 각각 LG 트윈스, SK 와이번스를 격파했다. 두산 베어스에 가로막혀 창단 첫 한국시리즈(KS) 우승 달성엔 실패했지만 막강한 타선의 힘을 앞세워 가을의 기적을 써내려갔다. 이정후는 당시를 회상하며 "준PO에서 시작했다는 게 너무 아쉬울 정도로 전력이 좋았다. KS에 가는 게 당연했다"고 말했다.
키움은 2022년 다시 한번 '언더독의 반란'을 일으켰다. 정규시즌 3위로 포스트시즌(PS) 티켓을 손에 넣은 뒤 준PO에서 정규시즌 4위 KT 위즈, PO에선 2위 LG 트윈스를 꺾었다. 특히 전력상 열세로 평가된 LG와 PO에서 1차전 패배 뒤 2~4차전에 모두 승리, 상대를 압도했다. 시리즈 최우수선수(MVP)로 뽑힌 이정후는 "지금은 모든 선수가 다 같이 잘한다. 감독님과 코치님은 물론이고 전력분석과 트레이닝 파트까지 다 같이 잘해서 온 결과라고 생각한다"며 "2019년에는 우승해야 한다는 마음가짐으로 모든 경기를 치렀다면 지금은 고등학교 전국대회를 하는 느낌 같다. 무조건 이겨야 한다는 게 아니라 좋은 추억을 만들어보자는 느낌"이라고 다른 부분을 설명했다.
키움은 2019년 이후 야수 쪽 변화가 컸다. 베테랑 서건창(LG) 박병호(KT)에 이어 올 시즌에는 박동원(KIA 타이거즈)까지 팀을 떠났다. 3년 전 KBO리그 타점왕을 차지한 외국인 타자 제리 샌즈(한신 타이거즈)도 없다. 막강 타선을 이끈 주축 선수들이 빠지면서 팀 전력이 약해졌다. 올 시즌을 앞두고 대부분의 야구 전문가들은 키움을 5강 후보로 평가하지 않았다. 하지만 이정후를 중심으로 팀이 똘똘 뭉치면서 시너지효과를 냈다. 이정후의 입단 동기 김혜성, '쿠바 특급' 야시엘 푸이그가 클린업 트리오의 중심을 잡으며 '어게인 2019'를 외친다. 정확도와 파괴력을 갖춘 각양각색의 선수들이 상·하위 타선에서 제 몫을 해낸다.
2022 KBO리그 포스트시즌 키움 히어로즈와 LG 트윈스의 플레이오프 3차전이 27일 오후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렸다. 7회말 2사 임지열에 이어 이정후가 백투백 솔로홈런을 치고 홈인하며 환호하고 있다. 고척=김민규 기자 이정후는 부담을 내려놨다. "우승해야 한다"는 강박에 시달렸던 2019년과 달리 가을의 축제를 즐기기 시작했다. 3년이라는 시간 동안 KBO리그를 대표하는 최고의 타자로 성장했다. 올 시즌에는 타격 5관왕을 포함한 타율왕 2연패까지 달성했다. 그는 "오늘 하루에 모든 걸 쏟아붓고 내일이 됐을 때 후회하지 말자는 생각으로 재밌게 경기하고 있다"며 "분위기는 그때(2019년)도 좋았지만 지금도 못지않게 좋은 것 같다"며 웃었다.
이정후는 오는 1일 시작하는 SS 랜더스와 KS '키 플레이어'다. 이정후를 막지 못해 패한 LG처럼 그를 어떻게 상대하느냐에 따라 시리즈 전체 흐름이 달라질 수 있다. 이정후의 정규시즌 SSG전 타율은 0.313(67타수 21안타). 8월 이후 상대 타율이 0.400(35타수 14안타)에 이를 정도로 강했다.
이정후는 "이렇게 (KS 무대에) 다시 서서 행복하다. 아무도 기대하지 않았던 시즌에 해냈다는 게 더욱 뜻깊은 거 같다"며 "그때(2019년)는 너무 이겨야 한다는 생각이 컸고 첫 KS여서 미숙한 면도 있었다. 이번 KS는 또 다른 의미다. 그때보다 더 간절할 거 같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설령 좋은 결과를 내지 못해도 선수들과 다 같이 웃으면서 서로 수고했다고 말할 수 있을 정도로 팀 분위기가 좋다. 영화를 써도 될 정도"라며 "조금 더 힘내서 좋은 결과를 만들어냈으면 한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