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자동차가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에서 벗어나기 위한 '마지막 절차'에 돌입했다. 서울회생법원에 법정관리 종결 신청을 했다. 법원이 이를 승인하면 쌍용차는 지난해 4월 법정관리 체제에 들어선 후 1년 6개월 만에 졸업하게 된다. 신차 '토레스'의 판매량이 매달 증가하고 있는 가운데, 이번 법정관리 종결로 쌍용차의 경영 정상화 작업에도 속도가 붙을 것으로 관측된다.
쌍용차는 서울회생법원에 기업회생절차 종결 신청을 했다고 지난달 31일 공시했다.
쌍용차 관계자는 “회생계획 인가 이후 회생계획안에 따른 제반 절차를 충실히 수행하고 있고, 회생계획 수행에 지장을 초래하는 사유는 존재하지 않는다”며 “‘채무자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에 따라 회생절차 종결을 신청했다”고 밝혔다.
앞서 쌍용차는 지난 2020년 12월 21일 회생절차 개시를 법원에 신청했고, 2021년 4월 15일 법원으로부터 절차 개시 결정을 받았다.
쌍용차는 회생절차 과정에서 에디슨모터스를 M&A(인수·합병)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했지만, 에디슨모터스가 인수대금 잔금을 납입하지 못해 계약이 해지됐다.
이후 재매각 절차에 돌입한 쌍용차는 KG컨소시엄을 인수 예정자로 선정했고, 지난 8월 법원으로부터 회생계획안을 인가받아 최종 인수자로 KG컨소시엄을 확정했다.
쌍용차는 인수대금을 바탕으로 채권 변제도 대부분 마쳤다. 변제할 총 채권액 3517억원 중 3516억원의 채권을 변제했고, 계좌 정보가 접수되지 않은 일부 채권자를 위해 산업은행 계좌에 5900만원을 별도 예치했다.
법원이 쌍용차 기업회생절차 종결을 결정하면, 쌍용차는 두 번째 법정관리 졸업을 하게 된다. 쌍용차는 2011년 3월 마힌드라에 인수될 당시에도 기업회생절차를 종결한 바 있다.
쌍용차는 인수 절차 마무리와 함께 경영 정상화에 속도를 낸다는 방침이다. 이를 위해 최근에는 조직 개편과 임원 인사도 단행했다.
현재 분위기는 고무적이다. 지난 7월 출시된 토레스가 시장의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이달 기준 토레스 누적 계약 대수는 8만대에 육박했다. 이달까지 출고된 물량 1만5000여 대를 제외하면 아직 6만대 이상 주문 대기 물량을 확보한 셈이다. 특히 토레스는 지난달 4685대가 판매되며 현대차 그랜저(4643대)는 물론 쏘나타(4585대), 싼타페(2327대)도 제쳤다. 승용 모델 중 토레스보다 많이 팔린 차는 기아 쏘렌토(5335대)뿐이었다.
업계 관계자는 "토레스 돌풍은 가솔린 단일 모델로만 이뤄낸 성과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 이에 힘입어 쌍용차는 7~9월 3개월 연속 1만대 판매도 돌파했다.
쌍용차는 토레스의 흥행을 발판으로 삼아 'SUV 명가' 재건을 위한 작업에 박차를 가한다는 방침이다. 당장 토레스의 전동화 버전인 'U100'을 내년 하반기에 출시해 전동화 시장에 본격적으로 참전한다.
또 오는 2024년에는 코란도의 후속 모델인 'KR10'을 전기차로 선보이고, 같은 해에 국내 최초 픽업 전기 트럭도 출시할 계획이다.
이와 관련 곽재선 쌍용차 회장은 지난 8월 언론에 "쌍용차의 전동화 전략은 이미 시작됐다"면서 "내년에 일단 전기차를 선보이고 전기차 플랫폼을 이른 시일 안에 내놓을 수 있도록 준비하겠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쌍용차가 기업회생절차를 졸업하면 2004년 중국 상하이자동차에 매각된 이후 18년 만에 다시 토종 기업이 된다"며 "쌍용차가 현대차·기아가 못하는 정통 SUV에 집중하면 국내는 물론 글로벌 시장에서도 충분히 성장할 수 있으리라고 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