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 업계가 '점자의 날'(4일)의 맞아 제품 포장에 점자 표기를 확대하고 있다.
오뚜기는 최근 컵밥 14종과 용기죽 8종에 점자 표기를 도입했다고 3일 밝혔다.
오뚜기의 점자 표기는 지난해 3월 설문조사를 바탕으로 한국시각장애인연합회와 함께 가독성 등을 점검해 만들었다.
컵밥 포장에는 제품명, 전자레인지 사용 가능 여부 등을 점자로 표기했고, 용기죽 뚜껑에는 기업명과 제품명을 점자로 나타냈다.
오뚜기 관계자는 "시각장애인 편의 증진을 위해 컵라면 전 제품에 이어 컵밥과 용기죽에 점자 패키지를 확대 적용했다"며 "앞으로 컵밥 전 제품에 점자 표기를 순차적으로 적용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애경산업은 이날 한국소비자원과 시각장애인 생활 안전 확보를 위한 점자 태그를 제작해 보급키로 했다.
다양한 생활가정용품 중 일부 품목은 용기 형태가 같거나 비슷해 시각장애인이 이를 식별해 구분 지어 사용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제기돼왔다.
이에 애경산업을 포함한 생활가정용품사업자정례협의체 5개사와 한국소비자원은 세탁세제·주방세제·샴푸·린스·바디워시 등 다소비 품목을 중심으로 제품에 걸어 쓸 수 있는 점자 태그 5종 세트 4183개를 제작했다.
점자 태그는 세탁세제·주방세제·샴푸 등을 뜻하는 점자를 한글로 표기해 제품 구분을 도와줄 수 있게 제작됐다. 위생적이고 재사용이 가능한 실리콘 재질을 적용하고 다양한 규격의 제품에 사용될 수 있도록 분리형 체결방식으로 설계해 활용도를 높였다.
제작된 점자 태그는 생활가정용품사업자정례협의체가 기부한 5700만원 상당의 생활용품과 함께 한국시각장애인연합회에 전달됐다. 연합회 17개 지부를 통해 전국 시각장애인에게 배부될 예정이다.
다른 업체들도 점자 표기 개선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팔도는 비락식혜에 ‘음료’와 ‘하트’ 모양의 점자 표기를 병기하고 있다. ‘음료’가 점자로 쓰여 있는 캔음료는 많은데 ‘하트’ 모양을 통해 시각장애인이 비락식혜를 구분할 수 있도록 했다.
롯데칠성음료도 최근 생수 ‘아이시스8.0’ 300ml와 탄산음료 ‘칠성사이다’ 페트병 500ml 제품 상단에 브랜드명 ‘아이시스’와 ‘칠성사이다’를 점자로 넣었다.
현대약품도 식이섬유음료인 ‘미에로 화이바(100ml)’ 유리병 패키지에 점자 표기 ‘미에로’를 도입했다. 혼합음료 중 최초로 브랜드명을 점자로 기입했으며, 향후 다양한 제품군으로 확대할 예정이다.
업계 관계자는 "그동안 시각장애인은 라면이나 음료 등을 구매할 때 점자 표기 제품이 없어 어려움을 겪어왔다"며 "좋은 취지인 만큼 많은 기업에서 (점자 표기를) 도입하길 바란다”고 전했다.
안민구 기자 amg9@edail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