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시리즈 3차전을 앞두고 '쿠바 특급' 야시엘 푸이그(32·키움 히어로즈)의 '고백'이 화제다.
푸이그는 3일 자신의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에이전트의 도움으로 한국에 도착한 뒤 필요한 치료(treatments)를 받았다. 오랫동안 내 잘못을 알고 있었지만, 쿠바에서는 이런 내용이 알려지지 않았고 의사를 찾아가면 남자가 아니라고 말한다'며 '미국에서는 도움받을 팀이 없다고 생각했다. 고장이 났지만 고칠 수 없었다'고 과거를 회상했다. 이어 '운동선수들은 매우 가난한 나라에서 온다. 그들은 다른 사람이 겪지 않을 수 있는 일을 겪기 때문에 도움을 요청하는 게 중요하다. 아무도 인내심을 갖고 내가 도움을 받도록 도와주고 싶어하지 않는다. 이제 나는 행복해질 수 있다'고 달라진 부분을 설명했다.
지난겨울 푸이그는 키움과 계약하며 새로운 도전을 선택했다. 큰 화제였다. 푸이그는 미국 메이저리그(MLB) 통산 홈런이 132개인 거포. 2013년에는 타율 0.319 19홈런 42타점으로 내셔널리그(NL) 신인왕 투표 2위에 이름을 올렸다. 7년 연속 두 자릿수 홈런을 기록했고 2017년부터 3년 연속 홈런 23개를 넘기기도 했다. 최근 2년 멕시칸리그와 도미니카 윈터리그를 전전했지만, KBO리그에 입성한 외국인 선수 중 최고 경력이라는 평가를 들었다.
문제는 독불장군식 성격이었다. 푸이그의 MLB 경력이 단절된 가장 큰 이유도 잦은 기행 때문이었다. 과도한 세리머니로 상대를 자극하고 야구장 밖에서도 잦은 논란으로 물의를 일으켰다. 푸이그의 KBO리그 적응을 위해 그의 에이전트이자 쿠바계 미국인 리셋 카르넷이 지난 2월 함께 입국해 동행하기도 했다. 당초 푸이그의 어머니가 동반 입국하려고 했지만 코로나19 탓에 불발돼, 카르넷이 그 역할을 대신했다.
키움 구단에 따르면 푸이그가 '심리 치료'를 받은 건 아니다. 구단 관계자는 "운영팀에서 선수에 확인한 결과 SNS 글의 표현이 약간 오역된 거 같다"며 "미국이나 독립리그의 경우 선수가 개인이 해야 하는 게 많은데 한국에선 팀 생활을 하면서 선수들이나 코칭스태프의 배려로 심리적인 부분이 자연 치유됐다는 걸 표현한 거라고 했다"고 부연했다.
치료 여부를 떠나 푸이그가 '한국 생활'에 만족하고 있다는 건 사실이다. 푸이그가 SNS에 설명하려고 한 내용도 결국 '변화'다. 푸이그는 '난 아직 어리고 더 잘 살 수 있고 더 잘하려고 노력한다. 내 삶을 통제할 수 있어서 운이 좋다'고 했다. 푸이그는 올 시즌 정규시즌 126경기에 출전, 타율 0.277(473타수 131안타) 21홈런 73타점을 기록했다. 팀의 포스트시즌 진출에 힘을 보탰고 가을야구에서도 중심 타자로 활약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