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일 방영된 MBC ‘오은영 리포트 - 결혼 지옥’에는 둘이 합쳐 결혼만 5번째인 부부가 오은영 박사를 찾는 모습이 그려졌다. 이혼이라는 똑같은 아픔을 겪은 두 사람은 서로의 상처를 보듬어주며 만난 지 2주 만에 살림을 합쳤고, 지난 3월 부부의 연을 맺었다. 화물트럭을 운행하는 남편과 살림 백단 아내, 그리고 서로의 자녀 4명까지 총 6명의 대식구가 된 것.
꿈꿨던 신혼 생활은 얼마 지나지 않아 지옥으로 변했다. 촬영 5일 전, 남편은 돌연 촬영과 출연을 거부하고 친자식들과 집을 나가려고까지 했다고.
# 24시간 남편 감시하는 아내, 끝없는 의심의 이유는 바로 남편의 ‘전처’ 아이들의 웃음소리로 북적이는 부부의 집은 남편이 출근하는 순간부터 분위기가 180도 바뀌었다. 매시간 남편의 이동 경로를 파악하며 시도 때도 없이 연락하는 아내 때문이었다. 실제 촬영 중에도 아내는 남편이 전화를 받지 않자 표정이 순식간에 굳어버렸고, 시동생에게까지 연락해 남편의 행방을 캐물었다. 장난치던 아이들도 싸늘해진 분위기에 얼어붙었다. 남편은 이런 아내의 집착이 심하다 못해 두려울 정도라고 토로했다. 졸음쉼터에서 잠깐 눈을 붙일 때도 1~2분 간격으로 부재중 전화가 와있고, 늦은 새벽 운전 중에도 의심 가득한 아내의 영상통화를 받아야 한다는 것.
이런 집착에 대해 아내는 “남편이 전처를 만날까 두려워서”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아내의 의심이 시작된 건 남편이 부부관계 도중 실수로 전처의 이름을 부른 이후부터였다. ‘아직 전처에 대한 마음이 있나’는 의심이 잦은 다툼으로 이어졌다는 두 사람, 결국 지난 5월 이혼을 결심하기까지 했었다고. 이 기간에 남편이 전처와 부적절한 관계를 가졌다는 사실을 알게 된 아내는 그 후 남편의 일거수일투족에 집착하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아내의 이야기를 들은 오은영 박사는 이혼 절차를 밟고 있는 과정이긴 했지만 법적으로 정리가 되지 않은 상황이기 때문에 남편의 행동은 명확히 외도라고 짚었다. 또 오 박사는 남편이 현재 아내와 만난 지 2주 만에 살림을 합친 것, 아내와 이혼이 마무리되지 않았는데도 전처를 찾아가 부적절한 관계를 가진 것에 주목했다. 남편의 의사 결정 과정이 모두 너무 속전속결이라며, 그 과정에서 결혼과 이혼에 대한 도덕적 해이가 있는 것 같다고 일침했다.
# 동생 만났다는 남편의 말에도 전처 만난 거 아니냐 의심하는 아내 이날 방송에서 평소보다 늦게 퇴근한 남편을 추궁하기 시작한 아내는 친한 동생을 만났다는 남편의 대답에도 “전처를 만난 거 아니냐, 그 X가 그렇게 좋냐”며 분노를 쏟아냈다. 아내의 끝없는 추궁에 남편은 포기한 듯 “그래 좋다 좋아!”라고 응수했다.
이를 지켜보던 오은영 박사는 아내에게 이런 상황에서도 이혼을 선택하지 않는 이유가 있는지 물었다. 이에 아내는 자신은 북한 출신으로, 사촌 언니에게 속아 중국으로 넘겨져 인신매매의 위험에 처했었다고 고백했다. 목숨을 걸고 탈출해 한국에서 홀로 삶을 꾸려온 아내. 이미 전남편의 외도와 주사로 불행한 결혼 생활을 했던 그에게 이번 결혼의 의미는 남달랐던 것. 아내의 이야기를 들은 오은영 박사는 아내에게 가족의 의미가 다른 사람들보다 더욱 애틋할 것임에 공감했다.
오 박사는 아내의 의심을 멈추기 위해 무엇보다 남편의 대화 패턴을 고쳐야 한다고 충고했다. 순간의 갈등을 피하기 위해 사용하는 두루뭉술하고 안일한 화법을 고치고, 과거 잘못에 대해 분명하고 진심 어린 사과를 해야 한다는 것. 또한 불안해하는 아내를 위해 운전 중 휴게소에 들를 때마다 먼저 연락을 해줄 것을 권했다. 상담이 끝난 후 그동안 표현하지 못한 진심을 담은 남편의 사과에 아내는 뜨거운 눈물을 흘렸고, 감동적인 화해의 장면을 보며 MC들 역시 눈시울을 붉혔다.
오는 14일 ‘오은영 리포트 – 결혼 지옥’에는 지금까지 출연했던 부부들의 결혼지옥 탈출기가 공개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