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신세계·현대 등 국내 백화점 3사가 고물가·고금리로 인한 경기 침체와 소비 심리 위축에도 3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이 모두 큰 폭으로 늘어나는 호실적을 거뒀다. 코로나19로 억눌렸던 외출과 레저 관련 소비가 급증하고 마진이 높은 명품 등의 매출이 늘어난 덕분이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신세계백화점은 올해 3분기 매출 6096억원(전년 동기 대비 +19.8%), 영업이익 194억원(+50.5%)으로 외형 성장과 내실을 모두 챙겼다.
코로나19에 따른 거리두기로 장기간 의류 쇼핑을 하지 않았던 소비자들도 엔데믹(풍토병화) 분위기 속에 새 옷을 장만하면서 여성 패션(+31.7%)과 남성 패션(+29.1%) 등 대중 패션 장르 매출이 고성장했다.
여기에 대체불가토큰(NFT)을 활용한 대형 행사를 열고 SSG닷컴에 전문관을 강화하는 등 MZ세대를 겨냥해 디지털 콘텐츠를 차별화한 점도 주효했다.
롯데백화점도 리오프닝 영향으로 마진이 높은 패션 카테고리가 고성장하면서 매출은 7689억원(+17.3%), 영업이익은 1089억원(흑자 전환)을 기록했다.
여성패션(+25.9%)과 남성·스포츠·아동(+19.1%), 잡화(+19.1%)를 중심으로 한 기존점 매출이 16.5% 증가했는데, 특히 코로나19 기간 어려웠던 중소형 점포와 지방 매장의 실적이 대폭 개선됐다.
현대백화점도 거리두기 해제 효과로 매출은 5607억원(+13.2%), 영업이익은 965억원(+64.6%)을 기록했다. 여성 패션(+25%)과 남성 패션(+24%), 화장품(+18%) 등 고마진 상품이 잘 팔리면서 영업이익이 큰 폭으로 개선됐다. 여기에 레저 인구가 늘면서 아웃도어(+23%)와 골프(+21%) 부문 매출도 잘 나왔다.
업계에서는 백화점의 이 같은 호실적이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올해 초까지만 해도 코로나19에 따른 명품 등 보복소비가 쏠렸던 백화점이 엔데믹 시대를 맞으면 실적이 정점을 찍은 후 내리막길을 걸을 것이라는 우려가 컸으나, 세계적인 고물가 상황과 고환율 영향, 잔존한 코로나19 영향 등이 복합적으로 영향을 미치면서 백화점 명품 성장세가 유지되고 있는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명품 매장 앞 오픈런이 여전하고 국내 고가 패션의 매출 호조도 지속하고 있어 올 4분기에도 두 자릿수 성장률을 이어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 다른 관계자는 "고환율 상황이 해외 구매나 면세점 대비 백화점의 가격 경쟁력을 높여주고 있어 당분간 고급품을 중심으로 한 백화점 소비가 이어질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