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서건창과 김민성. IS 포토 염경엽 LG 트윈스 신임 감독은 취약 포지션인 2루수와 관련해 "서건창(33)과 김민성(34)이 있지 않나"라며 웃었다.
LG는 최근 몇 년간 2루수 고민이 크다. 공격과 수비를 겸한 2루수가 없어 2020년 2차 드래프트에서 베테랑 정근우를 데려왔다. '윈나우'를 택한 2021년 여름, 키움 히어로즈에 선발 투수 정찬헌을 내주면서까지 2루수 서건창을 데려오는 트레이드를 했다.
하지만 서건창은 LG 유니폼을 입고 145경기에서 타율 0.236으로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멀티 포지션이 가능한 외국인 선수 리오 루이즈와 로벨 가르시아를 차례로 투입했지만 역시나 실패였다. 두 선수 모두 시즌 중에 짐을 싸 돌아갔다. LG는 올 시즌 주전 2루수 없이 한 시즌을 치렀다. 선발 2루수로 출전한 선수만 무려 8명이나 된다.
올겨울 LG의 최우선 과제는 유강남과 채은성을 잔류시키는 것이다. 따라서 FA(자유계약선수) 시장에서 내야수를 영입하기 쉽지 않다. 염 감독도 "FA 계약은 프런트의 영역"이라며 물러서 있다.
사령탑의 시선은 전성기를 함께 보낸 베테랑에게 쏠린다. 염경엽 감독은 "김민성과 서건창의 장단점은 정확하게 파악하고 있다"라고 자신했다. 외국인 선수 영입 변수도 있고, 2루수도 볼 수 있는 송찬의에 대해 "좋아 보이더라"고 관심을 보였다. 그래도 첫 번째 옵션은 서건창 또는 김민성으로 생각 중이다.
서건창은 넥센 히어로즈 소속이던 2014년 총 201안타를 기록했다. KBO리그 역대 개인 최초로 한 시즌 200안타 고지를 밟은 그는 그해 타율, 최다안타, 득점 1위와 정규시즌 최우수선수(MVP)까지 차지했다. 이때 염경엽 감독이 넥센 지휘봉(2013~2016년)을 잡고 있었다.
김민성도 염경엽 감독의 넥센 재임 기간 최고 전성기를 달렸다. 김민성은 염 감독이 사령탑에 취임한 2013년 데뷔 7년 만에 처음 규정 타석을 채웠다. 통산 두 차례뿐인 3할 타율도 2015년(타율 0.303 16홈런 71타점)과 2016년(타율 0.306 17홈런 90타점)에 달성했다. 2016년 장타율은 0.502에 이르렀다.
두 선수 다 트레이드를 통해 LG로 옮겼는데 기대만큼 활약을 선보이진 못했다. 올 시즌에는 부상과 부진이 겹쳤다. 서건창이 77경기 타율 0.224, 김민성이 92경기 타율 0.207로 고전했다.
염경엽 감독은 FA(자유계약선수) 자격을 얻은 서건창과 2군 이천챔피언스파크에서 만나 깊은 대화를 나누기도 했다. 염 감독은 "타격 동영상과 데이터를 함께 보며 어떤 부분이 변했는지 얘기했다. (서건창이) 충분히 이해하고 돌아갔다"고 밝혔다.
주포지션이 3루인 김민성은 올 시즌 후반부터 2루수 겸업에 나섰다. 주전 3루수는 문보경이 꿰찼다. 염 감독은 "민성이는 2루뿐만 아니라 1루와 3루도 내보낼 생각이다. 김민성의 컨디션이 좋을 때는 주전으로 투입, 다른 선수들을 쉬게 하는 로테이션도 고려한다"고 귀띔했다. 그는 "두 선수의 부활을 믿는다. 열심히 훈련하고 있다"고 기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