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인식 클래식] 이렇게 결정적인 대타 홈런은 처음, 2022 한국시리즈 감독 용병술이 빛났다
등록2022.11.15 08:36
2022 KBO 포스트시즌 키움히어로즈와 SSG랜더스의 한국시리즈 5차전이 7일 오후 인천SSG랜더스필드에서 열렸다. 9회말 무사 1,3루 대타로 나온 김강민이 끝내기 스리런 홈런을 치고 두 팔을 번쩍 들어올리고 있다. 인천=김민규 기자 SSG 랜더스의 우승으로 막을 내린 2022 한국시리즈(KS)에서는 양 팀 사령탑의 용병술이 빛났다.
김광현이 미국 메이저리그(MLB) 도전을 마무리하고 돌아온 SSG는 상위권 성적이 예상됐다. 반면 키움 히어로즈는 달랐다. 올 시즌 키움을 5강 전력으로 꼽은 전문가는 별로 없었다. 최근 몇 년간 선수 유출에 따른 전력 약화 탓이다. 그런데 준플레이오프에서 지난해 통합 우승팀 KT 위즈를 꺾더니, 플레이오프서 거함 LG 트윈스까지 침몰시켰다.
KS까지 진출하는 과정에서 홍원기 키움 감독의 투수 교체나 대타 작전을 상상을 초월했다. 반면 LG 역시 벤치에서 크게 잘못한 것은 없었다. 투수 교체는 결과론일 뿐이다. 단지 키움 벤치의 승부수나 작전을 선수들이 잘 이행하면서 신들린 듯 맞아떨어졌다.
한국시리즈 우승 트로피를 놓고 SSG와 키움이 대결했다. 전력은 물론 체력에서도 앞서 있었던 SSG의 우승이 점쳐졌지만, 시리즈 내내 팽팽한 승부가 이어졌다.
키움 히어로즈와 SSG 랜더스가 1일 오후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2022 KBO리그 포스트시즌’ 한국시리즈 1차전 경기를 펼쳤다. 키움 전병우가 9회 김휘집 대타로 나와 역전 좌월 2점 홈런을 날리고 푸이그와 기뻐하고있다. 인천=정시종 기자 1차전은 키움이 4-5로 뒤진 9회 초 대타 전병우가 SSG 노경은을 상대로 역전 2점 홈런을 터트렸다. 그러자 SSG도 9회 말 1사 후 대타 김강민의 동점 솔로 홈런으로 맞불을 놓았다. 결국 연장 10회 2사 후 한 차례 타석이 더 돌아온 전병우의 결승 적시타에 힘입어 키움이 7-6 승리, KS 기선제압에 성공했다. 3차전은 SSG가 2-1로 아슬하게 앞선 9회 1사 만루에서 최지훈 타석에 나선 대타 김강민의 1타점 적시타가 타졌다. 승기를 잡은 SSG가 5점을 더 보태, 8-2로 이겼다.
5차전이 승부의 분수령이었다. SSG가 2-4로 뒤진 9회 말 공격, 무사 1·3루에서 김강민이 키움 최원태에게 극적인 끝내기 3점 홈런을 뽑았다. 이 홈런으로 SSG가 우승에 가까워졌다.
양 팀 모두 불펜 투수가 다소 약한 영향도 있었지만, 기본적으로 사령탑의 대타 작전이 잘 맞아떨어졌다. 투수 유형에 따라 대타를 내보내는 '좌우 놀이'를 하지 않았다. 경기 상황에 따라 결정했고, 선수를 믿었다. SSG에는 김강민과 전의산, 키움에는 임지열과 전병우가 있었다. 대타 작전으로 안타나 2루타가 아닌 홈런이 터지곤 했다. 그래서 대단한 거다.
팬들에게도 큰 재미를 선사했다. KBO리그 출범 후 여태껏 KS에서 대타 홈런으로 승부가 갈린 적이 별로 없었는데 올가을, 양 팀 사령탑이 이를 모두 보여줬다.
김광현은 이번 KS에서 큰 활약을 보여주진 못했지만, 다승 공동 4위(13승) 평균자책점 2위(2.13)로 SSG가 정규시즌 1위에 오르는 데 크게 공헌했다. 박성한과 최지훈은 경기를 치를수록 실력이 향상했다. 팀 공격에서는 최정이 KS 6경기 타율 0.476 2홈런 9타점으로 맹활약했다. 오랫동안 팀을 지켜온 기둥의 모습을 입증했다.
무엇보다 베테랑 김강민의 활약이 돋보였다. 우리 나이로 마흔한 살 아닌가. 포스트시즌(PS) 최고령 홈런(40세 1개월 26일)을 세우는 등, 엄청난 활약을 했다. 키움은 역시 안우진과 이정후의 활약이 정규시즌부터 포스트시즌까지 이어졌다. 물집 투혼을 펼친 안우진이 PS 5경기서 평균자책점 2.06을, 이정후는 PS 타율 0.355를 기록했다. 한국 야구를 대표하는 투타 에이스로 자리매김했다.
그리고 이번 KS에서 누구보다 양 팀 사령탑의 용병술이 돋보였다. 그 덕분에 두 감독 모두 재계약에 성공했다.